[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는 23일(현지시간) 세계 전역에서 1만5000명 넘게 발병한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으로 우려되는 공중보건상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WHO는 원숭이두창이 처음 창궐한 아프리카 이외로 급속히 퍼지는 사태를 중시해 각국에 대책을 강화하라고 촉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이날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하기로 했다.
PHEIC는 WHO가 최고 수준의 공중보건 경계 요청으로 코로나19에 대해 내린 2020년 1월 이래 처음이다.
원숭이두창은 손과 얼굴에 특징적인 발진이 생기는 외에 고열과 두통, 림프절 부종 등 증세를 나타낸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원숭이두창이 더욱 세계적으로 확산할 우려가 있는 게 명백하다며 “새로운 전염 방식으로 빠르게 전 세계로 퍼졌지만 우리가 너무 적게 인식했다. 그래도 국제 보건 규정에 있는 기준을 충족시키는 발병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이유에서 세계적인 원숭이두창 유행이 국제적인 공중보건상 비상사태해당한다고 판정했다”고 강조했다.
WHO는 원숭이두창 리스크와 관련해 유럽은 ‘고조’, 세계 전체로는 ‘중간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앞서 WHO는 6월23일과 7월21일 원숭이두창을 세계보건 위기로 비상사태를 선언할지를 결정하기 위한 전문가 긴급위원회를 소집해 조언을 구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두 차례 모두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긴급위원회에서 합의를 보지 못했으나 원숭이두창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해 비상사태 선언에 나섰다.
다만 WHO는 현 시점에선 국제적인 인적이동에 지장을 초래할 리스크는 낮다고 부연했다.
원숭이두창은 손과 얼굴에 특징적인 발진이 생기는 외에 고열과 두통, 림프절 부종 등 증세를 나타낸다.
감염자 대부분은 가벼운 증세로 끝나며 중증으로 발전하는 건 드물다. 체액과 환부 접촉 등에 의해 전파한다.
원숭이두창은 아프리카의 중부와 서부 지역에서 수십 년 동안 유행했다.
그러다가 5월에 유럽, 북미 및 여러 지역에서 동성애자 및 양성애자 남성들 사이에 확산하기 시작했다.
현재 세계 75개국에서 1만6000명 넘게 걸렸으며 이중 5명이 사망했다. 미국에선 21일 시점에 2600명 정도가 감염됐는데 1개월 사이에 18배로 급증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22일 덴마크 제약회사가 개발한 천연두 백신을 원숭이두창에도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j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