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인한 미·중 갈등 우려에 원·달러 환율이 5거래일 만에 다시 1310원대로 올라섰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04.7원) 보다 5.6원 상승한 1310.3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10.3원 오른 1315.0원에 출발했다. 장 초반부터 1315원까지 레벨을 높였으나 이후 1310원대 초반으로 내려갔다. 환율이 131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달 27일(1313.3원) 이후 5거래일 만이다.
달러화는 미·중 갈등 장기화 우려로 상승했다. 2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장보다 0.86% 오른 106.17을 기록했다.
중국의 강력 반발에도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2일 밤 늦게 송산 국제공항을 통해 대만에 도착했다. 이로 인해 중국과 미국의 대립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를 자극하고,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미 연준 인사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에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기대가 후퇴한 점도 달러 강세를 이끌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며 “9월 0.75%포인트 인상도 고려 대상이다”고 발언했다.
메리 댈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연준 인사들의 잇따른 매파적 발언에 미 연준이 조만간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란 기존 관측은 후퇴했다.
미 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23%(402.23 포인트) 하락한 3만2396.17로 폐장했다.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67%(27.44 포인트) 하락한 4091.1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0.16%(20.22 포인트) 내려간 1만2348.76에 폐장했다.
미 연준 인사의 매파적 발언으로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6.96% 뛴 2.747%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6.57% 뛰어 오른 3.063%를 기록했다. 지난달 27일(2.983%) 2%대로 내려선 지 6거래일 만에 3%대로 다시 올라선 것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인한 미중 외교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상승 마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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