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홍콩에 기반을 둔 소규모 핀테크업체 AMTD 디지털(HKD) 주가가 약 2주만에 뉴욕 증시에서 2만% 넘게 폭등해 관심을 끌고 있다.
3일(현지시간) CNBC와 블룸버그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AMTD의 ADR(미국 예탁증권) 전날(2일) 종가는 1679달러로 IPO(주식 신규상장) 가격 7.80달러 대비 2만1400% 폭등했다. 투자 지주회사 AMTD 아이디어 그룹의 자회사인 AMTD 디지털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은 7월 중순 이뤄졌다. 이 회사 주가는 3일에는 큰 폭 하락했다.
AMTD 주가가 폭등하면서 이 회사 기업 가치는 2일 종가 기준 3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금융 서비스 등 디지털 비즈니스 개발업체 AMTD의 기업 가치가 뱅크 오브 아메리카, 모건 스탠리, 골드만 삭스, 코카콜라 등 세계적 대기업들을 추월했음을 의미한다.
서류상 AMTD의 시총은 2일 종가 기준으로 버크셔 해서웨이와 JP모건에 이어 세계 3위 금융기업으로 올라섰다.
문제는 AMTD가 사업 규모도 작고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라는 점이다. AMTD는 2021 회계연도 디지털 금융서비스 수수료와 커미션으로 불과 2500만달러의 연간 매출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에서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940억달러, 모건 스탠리의 610억달러와는 도저히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CNBC는 AMTD의 주가 폭등이 지난해 소셜미디어 레딧의 영향을 받은 소매투자자들이 주도했던 게임스탑 열풍을 생각나게 한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제공기관 퀴버 퀀티터티브(Quiver Quantitative)에 따르면 실제로 AMTD의 증시 심벌 HKD는 2일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 대화방에서 가장 많이 언급됐다. AMTD 디지털의 ADR은 또 2일 피델리티 플랫폼에서 단일 주식 중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졌다.
AMTD를 둘러싼 소매 투자자들의 투기적 행태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전 SEC(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 제이 클레이튼은 3일 CNBC 스쿼크 박스 프로에 나와 “지난 2년간 우리가 배운 바에 따르면 AMTD와 같은 이벤트들은 이익을 얻을 기회, 그러나 특히 소매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 위험을 초래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질적 뉴스가 없는 상태에서 AMTD의 주가 폭등은 또한 당사자인 AMTD를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다. AMTD 디지털은 2일 투자자들에게 ‘감사 노트’를 보내면서 거래에서의 비정상적 행태를 자세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MTD 디지털은 성명을 통해 “우리가 아는 한 IPO 이후 회사의 비즈니스 및 영업 활동과 관련된 실질적인 환경, 이벤트, 그리고 기타 사안들은 없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AMTD 디지털의 현재 CEO는 홍콩 태생의 캐나다 국적자 캘빈 최다. 그는 캐나다 워털루 대학에서 회계학을 공부했으며 UBS에서 5년간 근무했다. AMTD 그룹은 2003년 설립됐으며 캘빈 최는 2016년 이 회사에 합류했다.
*이미지 출처: AM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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