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미국의 7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크게 둔화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정책이 일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CNBC와 블룸버그 등 언론들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발표를 인용,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비 8.5% 상승했고 전월 대비로는 제자리(0%)에 머물렀다고 보도했다. 6월 CPI 상승률은 전년비 9.1%, 전월비 1.3%였다.
이는 전년 동기비 8.7%, 전월비 0.2% 상승을 전망했던 시장 예상치보다 훨씬 양호한 결과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소위 근원 CPI는 전월비 0.3%, 전년비 5.9% 올랐다. 이 역시 시장 전망치 0.5%와 6.1%를 하회하는 양호한 수치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크게 둔화된 것으로 발표되면서 뉴욕 증시 주가지수 선물은 상승폭을 크게 확대했다. 반면 국채 수익률은 전반적으로 하락했고 달러 지수도 1% 넘게 급락했다.
시장은 연준의 향후 금리 정책 결정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7월 CPI를 주시해왔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에너지 가격 하락 등에 힘입어 예상보다 가파르게 둔화된 것으로 발표되면서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찍은 것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앞서 “나는 우리가 6월에 경험한 CPI 9.1%가 고점일 것으로 생각한다 … 유가에 많은 것이 달려 있다”고 밝혔다.
항목별로 휘발유 가격은 7월에 전월비 7.7% 하락, 2020년 4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반면 식료품 가격은 전년비 10.9% 올라 1979년 이후 가장 큰 폭 상승했다.
연준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따라서 연준 9월 정책회의가 열리기 전에 나올 추가 데이터가 중요하다. 미국의 8월 비농업고용보고서와 8월 CPI는 연준의 9월 정책회의 개최 전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