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10원 가까이 뛰면서 다시 1310원대로 올라섰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2분 현재 전 거래일(1302.4원) 보다 9.4원 상승한 1311.8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9.6원 오른 1312.0원에 출발했다. 환율이 131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10일(1310.4원) 이후 3거래일 만이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아사이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15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장보다 0.84% 오른 106.400을 기록했다. 지난 11일 104선까지 내려갔던 달러인덱스는 이날 다시 106선으로 올라섰다.
이날 시장은 중국 경기 둔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15일(현지시간)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7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투자, 부동산 등 경제 활동은 전반적으로 둔화했다.
7월 산업생산은 전년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이는 전월(3.9%) 보다 낮은 수준으로, 시장 전망치(4.5%)를 밑도는 수치다. 7월 소매판매도 전년동기 대비 2.7% 증가에 그쳤다. 전월(3.1%)와 시장 전망치(5%)를 대폭 하회했다. 청년 실업률은 19.9%로, 2018년 통계 발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기 둔화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주요 시중금리를 0.1%포인트 인하했다.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는 연 2.85%에서 2.75%, 7일 만기 역환재조건부채권(RP) 금리는 2.1%에서 2.0%로 각각 내리고, 대출시장에 추가로 4000억 위안(77조3400억원)을 투입했다.
이에 따라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과 경제 의존도가 높은 원화, 호주달러 등 통화의 약세 압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도 중국발 수요 침체 우려에 일제히 하락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9월물 가격은 3.57% 급락한 배럴당 88.34 달러를 기록했다. WTI가 배럴당 80 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월 10일(89.88달러) 이후 6개월 만이다. 2월 2일(88.26 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영국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10월물 브렌트유도 4.75% 급락한 배럴당 93.49 달러에서 마감했다. 지난 3일 96.78 달러로 내려간 이후 9거래일 연속 90달러대를 지속하고 있다.
미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같은 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151.39포인트(0.45%) 뛴 3만3912.4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6.99포인트(0.40%) 오른 4297.1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0.87포인트(0.62%) 상승한 1만3128.05에 폐장했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1.72% 하락한 2.793%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2.36% 오른 3.180%를 기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중국 성장 둔화가 커지면서 중국과 의존도가 높은 원화 약세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증시가 외국인의 순매도 우위로 전환되면서 원화 약세에 일조할 가능성이 높아 1310원대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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