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고가 1327.2원…연고점 돌파
#역대 1300원 돌파 세 차례 뿐
#”미 물가 정점 확인될 때 까지 달러 강세”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320원을 다시 넘어서면서 연고점을 경신했다. 달러 강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의 긴축 강화 경계감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이 확인돼야 강달러 현상이 진정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 긴축 가속화에 한미 금리 역전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원·달러 환율이 1400원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위기감도 번지고 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327.2원까지 오르면서 지난달 15일 기록한 연고점(고가기준 1326.7원)을 넘어섰다. 이는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09년 4월 29일(1357.5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23일(1301.8원)으로 처음 1300원을 넘어선 후 두 달 간 1300원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역대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건 1997~1998년 외환위기, 2001~2002년 닷컴버블 붕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세 차례에 불과하다. 이미 우리 금융시장이 경제위기 당시 수준에 들어 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의 환율 급등은 글로벌 달러 강세 영향이 크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인 달러인덱스(DXY)는 지난해 말 95.593에서 18일(현지시간) 107.422로 12.37% 올랐다. 이달 초 104선까지 내려갔던 달러지수는 최근들어 다시 106~107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1188.8원에서 전날 1320.7원으로 8개월 여 만에 11.09% 뛰었다. 달러 강세에 비례해 원화 가치도 하락한 셈이다.
미 연준은 물가 정점이 확인될 때까지 긴축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 강달러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준 내 강성 매파 성향의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9월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불러드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했다고 말할 단계가 아니며 연말까지 목표금리를 3.75~4.0%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날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낮출 때까지 지속적인 금리인상 필요성을 내비치면서도 동시에 과도한 긴축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다음달 열리는 FOMC에서 연준이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서고 11월, 12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5~4.0%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이미 우리나라와 미국 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 연준이 정책금리 인상을 가속화할 경우 역전 폭이 더 커지면서 원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중국 도시 봉쇄로 인한 중국 경기둔화 가능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국 경기 둔화는 위안화 가치 하락을 불러와 원화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 유럽 역시 기록적 폭염 속에 가스와 전력공급 부족 우려가 경기침체 우려로 작용하는 등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미 연준이 물가 정점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고, 중국, 유럽 등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있어 환율이 1350원까지도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 정점이 확인되기 전인 3분기 까지는 1300원대 구간을 유지하다가 긴축 우려가 어느정도 일소 되는 4분기부터는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