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이더리움이 지분증명(PoS) 전환을 위해 도입한 장치들이 중앙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블록스루트 랩의 CEO 유리 클라르만은 “플래쉬폿(Flashbots) 같은 오픈소스 봇(bot)이 탈중앙화를 죽인다. 메타마스크 같은 디지털 지갑도 (블록 생성을 좌지우지하는) 킹 메이커가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 검증자와 빌더…권력 분산
플래쉬봇은 이더리움이 PoS로 전환하게 되면 블록 생성에 필요한 정보를 검증자(Validator)에게 제공하는 빌더(Build) 역할을 하게 된다. 빌더는 어떤 트랜잭션을 우선 처리할 것인지, 해당 트랙잭션이 담고 있는 정보를 수집한다. 해당 정보를 이더리움 블록 검증자에게 전달한다.
검증자는 빌더의 데이터를 가지고 트랜잭션의 우선 순위를 정해 블록을 만든다.
빌더와 검증자를 분리한 이유는 최소 35개의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검증자 역활을 할 수 있는 PoS의 특성을 감안해서 대형 노드, 대형 시스템으로 집중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권력과 정보를 분산함으로써 중앙화를 막겠다는 취지다.
# 소수의 빌더가 장악 우려
이더리움 커뮤니티에서는 그러나 소수의 빌더가 네트워크를 역으로 장악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더리움 검증자는 41만6000 명에 달하지만, 빌더는 강력한 시스템과 개발 리소스가 투입되는 만큼 그 숫자가 제한적이다.
클라르만은 “디파이 앱에서 발행하는 매매, 대여, 대출 거래의 40%가 특정 네트워크를 통해서 처리된다”고 말했다. 특정 봇, 오픈소스, 암호화폐 지갑이 정보를 장악할 수 있다는 것. 지갑의 대명사인 메타 마스크는 이용자가 3000만 명에 달한다.
이더리움이 작업증명(PoW)일 때는 채굴자들이 2억4000만 달러라는 막대한 수수료를 차지했지만, PoS로 전환하게 되면 빌더, 검증인 등이 이 수수료를 놓고 경쟁하게 된다. 이들이 보유한 사용자 정보 자체가 돈이 되는 셈이다.
# 트랜잭션 정보가 돈…데이터 검열도 문제
빌더 참여를 준비 중인 나산 워슬리는 로빈후드 같은 수수료 제로(0) 트레이딩 플랫폼을 예로 들었다. 워슬리는 “빌더는 트랜잭션 정보를 가지고 있다. 매수인지, 매도인지, 각종 주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빌더에 의한 데이터 검열 위험도 제기됐다. 플래시봇은 미국 재무부가 암호화폐 믹서인 토네이더 캐시를 제재하자, 관련 지갑들을 블랙 리스트에 올렸다. 정부의 검열에 협조하고 있다는 것.
블록데몬의 조나스 팬슈미트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중앙화된 빌더들의 세상이 된다면 우리도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데몬은 검증자 노드 운영을 도와주고 있으나, 이더리움이 중앙화 위험이 있고, 네트워크 권력 구도가 바뀐다면 비즈니스의 초점을 바꾸는 것도 고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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