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더리움 머지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논란도 커지고 있는데요. 21일 오전 9시 54분 게재한 이더리움, 중앙화 논란 가열… “빌더·검증자, 봇과 지갑으로 장악” 우려(종합) 기사를 다시 송고합니다.
이더리움은 중앙화의 길을 가고 있나?…검열 저항성 약화 논란
[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이더리움이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면서 중앙화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
대형 스테이킹 풀, 암호화폐 지갑, 정보 수집 봇(bot)과 오픈소스 프로그램 등이 트랜잭션 정보를 장악함으로써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는 필연적으로 정책 당국의 눈치를 보게 만들고, 검열 저항성을 떨어뜨린다.
# “스테이킹 집중도 너무 높다”
PoS(Proof of Stake) 노드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최소 35개 이더리움을 보유해야 한다. 현 시세로 5만5000 달러(7200 만원)다. 일반인들은 리도(Lido) 프로토콜이나 코인베이스 등 거래소에 소액의 이더를 스테이킹(staking 예치)함으로써 ‘지분증명을 위임’하고 보상(이자)을 받는 길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스테이킹 서비스 제공자들이 등장해 네트워크가 가동되고, 기존의 채굴자들은 도태되는 구조다.
문제는 특정 스테이킹 업자들의 비중이 너무 크다는데 있다. 데이터 분석업체 난센에 따르면 리도 풀이 전체 스테이킹 물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노드가 장착돼 있는 클라우드 시스템도 아마존 웹 서비스(AWS) 등 대형사에 집중돼 있다. 극단적으로 AWS가 해당 노드를 정지시키면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혼란에 빠질 위험도 있다.
# 이더리움 PoS의 권력 분산
이더리움은 이같은 중앙화, 집중화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두고 있다. 그런데 이런 장치들이 오히려 더 큰 위험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블록스루트 랩의 CEO 유리 클라르만은 “플래쉬폿(Flashbots) 같은 오픈소스 봇(bot)이 탈중앙화를 죽인다. 메타마스크 같은 디지털 지갑이 (이더리움 블록 생성을 좌지우지하는) 킹 메이커가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 검증자와 빌더로 역할 나눠
플래쉬봇은 이더리움이 PoS로 전환하게 되면 블록 생성에 필요한 정보를 검증인(Validator)에게 제공하는 빌더(Build) 역할을 하게 된다.
빌더는 어떤 트랜잭션을 우선 처리할 것인지, 해당 트랙잭션이 담고 있는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이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이더리움 블록 검증자에게 전달한다.
검증자는 빌더의 데이터를 가지고 트랜잭션의 우선 순위를 정해 블록을 생성한다.
빌더와 검증자를 분리한 이유는 최소 35개의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검증자 역활을 할 수 있는 PoS의 특성을 감안해서 대형 노드, 대형 시스템으로 집중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권력과 정보를 분산함으로써 중앙화를 막겠다는 취지다.
# 소수의 빌더가 장악 우려
이더리움 커뮤니티에서는 그러나 소수의 빌더가 네트워크를 역으로 장악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더리움 검증자는 41만6000 명에 달하지만, 빌더는 강력한 시스템과 개발 리소스가 투입되는 만큼 그 숫자가 제한적이다.
클라르만은 “디파이 앱에서 발행하는 매매, 대여, 대출 거래의 40%가 특정 네트워크를 통해서 처리된다”고 말했다. 특정 봇, 오픈소스, 암호화폐 지갑이 정보를 장악할 수 있다는 것. 지갑의 대명사인 메타 마스크는 이용자가 3000만 명에 달한다.
이더리움이 작업증명(PoW)일 때는 채굴자들이 2억4000만 달러라는 막대한 수수료를 차지했지만, PoS로 전환하게 되면 빌더, 검증인 등이 이 수수료를 놓고 경쟁하게 된다. 이들이 보유한 사용자 정보 자체가 돈이 되는 셈이다.
# 트랜잭션 정보가 돈…데이터 검열도 문제
빌더 참여를 준비 중인 나산 워슬리는 로빈후드 같은 수수료 제로(0) 트레이딩 플랫폼을 예로 들었다. 워슬리는 “빌더는 트랜잭션 정보를 가지고 있다. 매수인지, 매도인지, 각종 주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빌더에 의한 데이터 검열 위험도 제기됐다. 플래시봇은 미국 재무부가 암호화폐 믹서인 토네이더 캐시를 제재하자, 관련 지갑들을 블랙 리스트에 올렸다. 정부의 검열에 협조하고 있다는 것.
블록데몬의 조나스 팬슈미트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중앙화된 빌더들의 세상이 된다면 우리도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데몬은 검증자 노드 운영을 도와주고 있으나, 이더리움이 중앙화 위험이 있고, 네트워크 권력 구도가 바뀐다면 비즈니스의 초점을 바꾸는 것도 고려 중이다.
# 메타마스크 “탈중앙 지지…특정 빌더에게만 정보 주지 않는다”
권력 집중 가능성의 당사자로 지목된 메타마스크의 입장은 어떨까?
메타마스크의 글로벌 프로덕트 담당자 테일러 모내한은 “우리는 건강하고 탈중앙화된 이더리움을 촉진하기 위해 의사 결정을 하려고 노력해왔다”며 탈중앙화 이더리움 지지를 강조했다.
메타마스크가 보유한 이더리움 사용자 정보를 특정 빌더에게 제공하거나, 메타마스크 자신이 빌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한 해명이다.
메타마스크는 전세계 3000만 명이 사용중인 지갑으로 이더리움 공동 창업자 중 하나인 조셉 루빈의 콘센시스가 개발한 디지털 월렛이다.
지금까지 이더리움 채굴자들이 보상으로 받은 2억4000만 달러의 가스비를 검증자와 빌더 등이 차지하게 되면 네트워크의 중앙화, 상업화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메타마스크의 모내한은 “우리는 메타마스크의 모든 트랜잭션을 하나의 특정 빌더나 공급자에게 절대로 제공하지 않을 것이다. 메타마스크의 가치는 문지기다. 활기차고, 생기있고, 다양하며, 공정한 생태계의 관문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는 탈중앙화 이더리움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더리움의 PoS 전환이 몰고 올 중앙화, 데이터 검열 논란이 더욱 가열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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