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초가, 공모가와 같은 2만8000원
공모가 하회…2만7000원대까지 하락
같은날 상장한 대성하이텍, 두자릿수 강세
유니콘 특례상장 한계인가…보로노이 등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공모주 시장 침체에도 패기있게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도전했던 쏘카가 22일 입성 첫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가총액 1조’는커녕 공모가를 하회하며 청약 참패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쏘카는 이날 오전 11시6분 2.14% 하락한 2만7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모가(2만8000원)과 같은 가격에서 시초가가 형성된 뒤 개장 초반 2만915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대체로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카셰어링 스타트업 기업 쏘카는 코스피 1호 ‘유니콘 특례상장’ 기업으로, 상장 후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추진하는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보다 29.41% 할인된 2만8000원으로 낮췄다.
공모 본격화에 앞서 공모가 책정 방식에 논란이 제기됐는데, 실제로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191건 중 165건이 밴드 하단 미만을 써냈을 정도로 고공모가 논란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일반 청약률도 15대 1에 미치지 못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증시와 함께 공모주 시장도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든 공모주가 저조한 성적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같은날 코스닥에 상장한 대성하이텍은 공모가 대비 71% 오른 가격까지 올랐다. 시초가(1만3000원) 대비 두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출고일자 2022. 0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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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박재욱 쏘카 대표이사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쏘카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대북 타고를 하고 있다. 2022.08.22. kch0523@newsis.com |
이에 쏘카의 저조한 주가는 공모주 시장 침체의 원인보다 ‘유니콘 특례상장’ 기업의 한계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니콘 특례상장은 한국거래소가 지난 4월 신설한 시장평가 우수기업 제도다. 비상장사 중 기업가치가 높은 우량 기술 기업 등에 기술 평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으로, 적자 기업이라도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고 평가 기관 1곳에서 A등급 이상을 받는다면 상장이 가능하다.
앞서 유니콘 특례1호로 증시에 입성한 보로노이도 장외시장에서 한때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공모를 추진했지만, 공모가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보로노이는 이날 오전 11시20분께 전 거래일(4만1050원) 대비 0.12%오른 4만2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기대했던 시총 1조원의 절반 수준인 5324억원이다.
쏘카가 적자 상태이지만 중장기적 성장성 등을 내세워 상자을 추진하는 만큼, 앞으로 실적 성장과 함께 주가도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쏘카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3년 연속 개선되고 있지만, 적자상태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7억원으로 흑자전환했지만 8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성장전략이 투자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지켜볼 부분이다.
앞서 박재욱 쏘카 대표는 쏘카는 유입되는 공모자금을 활용해 모빌리티 밸류체인 내 업체틀과 M&A(인수합병), 지분투자를 단행해 사업영역을 다각화한다고 밝혔다. 카셰어링과 전기자전거, 공유주차 플랫폼, KTX와 숙박 등 예약이 가능한 ‘슈퍼앱’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주차 플랫폼 서비스 기능 등을 통합한 슈퍼앱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라며 “자회사 간에 시너지를 강화하고 전략적 투자자(SI)와 협업해 이동과 유통·운송 등 모든 이동을 포함하는 모빌리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안전하고 편리한 모빌리티 서비스인 TAM(Total Addressable Market)의 시장 규모는 350조원에 달할 정도로 무궁무진한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데이터 축적과 기술력 강화로 시장점유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2011년에 설립된 쏘카는 카셰어링 사업과 전기자전거 공유, 플랫폼 주차 서비스 등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국내 카셰어링 시장에서 약 79%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 1위 기업이다. 전국 4500곳 이상의 쏘카존에 1만9000대 이상의 차량을 서비스한다. 서울 및 수도권, 6개 광역시 등 국내 주요도시 인구 약 81%가 주거지 반경 500m 이내에 쏘카존을 이용할 수 있다. 운전면허 소지자 4명 중 1명 꼴인 800만명이 쏘카 회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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