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수 줄고 건당 금액 급증
최근 ‘이상 외화송금’ 합칠 경우 10조원대로 늘어날 듯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세청 제공 연도별 가상자산 이용 범죄 현황 공개
[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가상자산을 이용한 외환 범죄가 급증하면서 올 상반기에만 이미 1조 4633억가 넘어섰다는 자료가 나왔다. 특히 올들어 처음으로 1조 단위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관세청이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4년간 가상자산 이용 범죄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을 이용한 환치기 등 외국환거래법 위반행위 단속 금액은 1조 4,633억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가상자산 구매자금 해외예금 미신고 금액이 598억원이어서 둘을 합산할 경우 상반기 전체 외국환거래법 위반 금액이 1조 5,231억원에 달했다.
가상자산을 이용한 외환 범죄의 96%는 환치기 수법이었다. 환치기란 두 나라에 각각 계좌를 만든 후 한 국가의 계좌에 입금한 뒤 다른 국가에서 해당 국가의 환율에 따라 입금한 금액을 현지화폐로 인출하는 불법 외환거래를 뜻한다.
가상자산을 이용한 환치기는 송금액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가상자산을 이용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 거래소의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에서보다 비싼 경우 소위 ‘김치 프리미엄’이 붙는데 환치기 업자들은 이 차익을 수익으로 얻을 수 있다.
건당 환치기에 사용된 금액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보면 지난 2019년 3건에 762억의 가상자산 환치기가 발생했고, 20년에는 1건에 204억, 21년에는 10건에 8,238억원이 이용된 반면, 올 상반기에는 2건에 1조 4,633억원이 사용됐다.
환치기 외에도 가상자산 구매 자금을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해외 예금으로 송금했다가 적발된 경우도 2건에 598억원에 달했다.
최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와 은행을 거쳐 해외로 송금된 ‘이상 외환송금 거래’ 규모가 8조 5000억원대로 늘어났고 금감원은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업중 초치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만약 이 금액까지 합쳐질 경우 올들어 지금까지 올해 암호화폐를 이용한 외국환거래법 위반 규모는 10조 원대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민병덕 의원은 “아직 디지털자산 관련법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해 사각지대가 곳곳에 있는데 범죄 규모는 대형화되고 있어 금융·수사 당국의 면밀한 감독이 요구된다”며 “범죄에 연루된 거래소를 제재하거나 범죄 방지를 위한 거래소 차원의 자율 방안도 강구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