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까지 3.0~3.25%까지 인상할 듯”
#”내년에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열어둬야”
#중립금리 2.25~2.75% 수준인 듯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0%로 0.25%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한은이 내년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올해 남은 10월, 11월 두 차례 회의에서 연속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26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채권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한은 금통위가 향후 2~3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해 내년 초까지 3.0~3.25%까지 올릴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사상최저 수준인 0.5%까지 내려갔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8월 처음으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후 같은해 11월, 올해 1월, 4월, 5월, 7월, 8월에도 인상에 나서 기준금리를 2.0%포인트 올렸다.
올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10월 12일, 11월 24일 등 두 차례 예정 돼 있다. 두 차례 모두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면 연말 금리는 3.0%가 된다. 기준금리 3.0%가 현실화 되면 2012년 7월(3.0%) 이후 10년 만에 기준금리 3%대 시대를 맞게 된다.
이 총재는 전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5~6%대의 높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 억제와 고물가 고착 방지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며 “당분간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하는 점진적 인상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 “5~6%대 높은 소비자 물가 오름세가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도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지속되면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연말 2.75~3.0% 기준금리를 기대하는 시장 전망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기대”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총재가 앞으로 성장보다 물가에 더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며 내년에도 높은 물가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당초 올해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됐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내년 초에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그동안 한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올해로 마무리 될 것으로 봤지만 내년에도 1~2차례 정도 추가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는 있다”며 “물가 대응을 강조한 이창용 총재의 발언과 수정경제전망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기준금리가 추가적으로 인상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률 하방 압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가 전망 경로를 위쪽으로 크게 상회하지 않는다면, 한국은행이 추정하는 중립금리 레벨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까지 추가 인상을 단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연내 기준금리가 3.0% 수준까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상 사이클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졌다”며 “올해로 인상이 끝나지 않고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 종착지가 3.25%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의 상단을 넘어설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이라며 “중립금리 범위는 2.25~2.75%로 추정이 가능한데 한은의 경제 관련 긍정적 인식도 크게 약화되지 않은 만큼 올해 추가 두 차례 인상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과열 또는 위축시키지 않는 적정 수준의 금리를 뜻하는데 기준금리 결정을 할 때 주요 잣대 중 하나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이 총재의 발언을 토대로 중립금리 수준이 2.25~2.75%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총재는 전날 금통위에서 “지난 번 금리가 2.25% 였을 때 중립금리 하단이라고 했고 현재의 기준금리 2.50%는 중립금리 중간 정도 수준”이라며 “물가가 5.0% 이상 높은 수준이 유지된다면 금리를 중립금리 상단으로 가면서 물가 오름세를 꺾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이상으로 올릴지에 대해서는 중립금리 상단에 먼저 가보고 그 때의 경기 상황과 물가 상황이 어떤지를 상황을 보고 금통위원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의 이 같은 발언으로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전 전망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아졌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당초 예상대로 연내 종료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중립금리 상단으로 추정되는 2.75%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 실제로 한은은 하반기 이후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주요국 금리인상, 중국 제로코로나 정책 등 불확실성이 높다며 내년 성장률을 2.1%로 낮춰 잡았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 2.5%의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라면, 10월에 2.75%로 금리를 올리면 중립금리 상단에 도달한다고 볼 수 있다”며 “이 총재가 중립금리 상단에 도달한 이후 통화정책 스텝은 고도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그 때의 국내외 경제여건과 통화정책, 원자재 가격을 바탕으로 결정한다고 했는데 이는 2.75%에서 금리 인상 기조가 일단락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도 “10월 금통위에서 추가 인상해 기준금리가 2.75%가 되면 중립금리 밴드의 상단이 되는데, 기준금리 2.75% 이상부터는 긴축의 영역”이라며 “이 총재도 중립금리 상단에서는 경기 등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한 만큼 연말 기준금리는 2.75%에서 마무리될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다만, 이 총재의 경기와 물가에 대한 발언을 보면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달 열리는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향후 기준금리 인상 폭과 속도에 대한 윤곽이 나와야 한은의 금리 인상 스탠스가 더 확실해 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당분간은 9월 FOMC와 10월 중국 정치이슈, 유럽 에너지 문제의 해결 방안 같은 국외 변수에 대한 영향 확인이 중요하다”며 “진짜 승부처는 10월 한은 금통위이며, 9월 미 FOMC 이후 글로벌 경기전망과 금융시장 반응을 확인한 이후 한은의 정책기조가 좀 더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총재 역시 “한은은 정부로부터는 독립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미 연준으로부터는 독립적이지 않다”며 “금리나 이런 정책을 통해 물가안정을 경착륙 없이 달성할 수 있는지 여부는 외부충격에 의해서 결정 될 것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오는 충격을 대응할 필요성이 더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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