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지역 천연가스 사용량 36% 러시아에 의존
가스공급 중단으로 대규모 생산차질 우려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러시아의 대 유럽연합(EU) 가스공급 전면 중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왔다. 유럽지역 가스공급 중단이 현실화 될 경우 우리나라의 EU 지역 수출 둔화 등 악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됐다.
28일 한국은행의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러시아의 EU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현황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겨울철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으로 EU에서 대규모 생산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EU경제는 전체 에너지 소비의 약 24%를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으며 천연가스 사용량의 36%(2020년 기준)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EU경제는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와 산업내 가스사용 비중이 높아 가스 공급 중단시 각국의 산업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하다. EU지역 각국 정부가 대비책을 마련·시행하고 있으나 대체 에너지 부족, 겨울철 난방수요 증가 등을 감안할 때 대응에 한계를 겪고 있다.
한은은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과 이에 따른 EU경제의 생산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는 대 EU 수출 둔화, 에너지 수급불안, 산업생산 차질 등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의 대 EU 천연가스 공급차질이 지난해 말 EU·러시아 간의 갈등으로 시작돼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본격화되고 있다.
러시아의 EU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규모는 올해 7월중 일평균 1억3억000만 입방미터로 지난해 일평균(3억7000만 입방미터) 대비 35% 수준까지 하락했다.
EU 역내 국가중 폴란드, 네덜란드, 덴마크 등에 대한 가스공급은 중단됐으며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 대한 가스공급은 감소했다.
EU경제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러시아도 천연가스 공급감소 등의 방식으로 대응 중인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대다수다. 다만, 러시아는 표면적으로 루블화 결제 거부, 가스관 정기점검 등을 가스 공급 중단·축소 사유로 발표하고 있다.
EU 국가들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차질에 대해 에너지원 대체수입, 소비절감 등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단기적으로 천연가스 공급 부족을 개선시키기 어렵다는 평가다.
천연가스 공급차질을 LNG(액화천연가스) 수입, 여타 파이프라인을 통한 천연가스 수입 등으로 대체했다. 또 EU는 올해 8월부터 내년 3월까지 천연가스 사용을 15% 감축하는 방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한은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러시아의 대 EU 가스공급 전면 중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에너지 수요가 높은 겨울철 들어 재고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축소, 중단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으며, EU 각국에서도 가스공급 완전 중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대책 마련을 강조하고 있다.
한은은 “러시아가 노드스트림1을 통한 가스공급을 현재와 같이 설비용량의 20%로 유지할 경우에도 연말 재고가 예년 수준을 상당폭 하회했던 지난해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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