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인플레 위해 금리 인상 지속 시사
월가 “파월 매파적”…증시 변동성도 커져
WTI, OPEC 감산 가능성 주목하며 소폭 상승
[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미국 뉴욕증시는 26일(현지시간) 일제히 급락하며 ‘검은 금요일’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08.38포인트(3.03%) 하락한 3만2283.40에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1.46포인트(3.37%) 급락한 4057.6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497.56포인트(3.94%) 급락한 1만2141.71로 거래를 마쳤다.
시장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잭슨홀 회의에서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내자 뒷걸음칠쳤다. 그는 “멈출 곳 없다” ,”당분간 고통스러워도 금리 인상을 하겠다”와 “70~80년대 물가 실패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등 강력한 발언들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일정 기간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확인했으며 경기 둔화를 피하기 어렵더라도 연준 목표치인 2%대 물가상승률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강력한 도구를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을 잡는데는 불행히도 비용이 따른다”며 “물가 안정에 실패하는 것은 더 큰 고통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가 둔화한 데 대해서도 “단 한 번의 지표 개선만으로는 물가상승률이 내려갔다고 확신하기에는 한참 모자란 수준”이라고 밝혔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에 대해 ING의 수석 금리 전략가인 앙투안 부베는 “예상대로 매파적이었으며 파월의 메시지는 분명하다”변서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매도세가 커세지면서 시장의 변동성도 커졌다. 월가 공포지수로 통하는 뉴욕증시 변동성 지수(VIX)는 전날보다 18.09% 급등한 25.72달러를 기록했다. 팩트셋 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200일 이동 평균인 약 24.7과 비교된다.
시장은 파월 의장의 연설을 통해 오는 9월 20~21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의 정책 결정과 관련한 결정적 힌트는 얻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해 50bp 또는 75bp 인상을 할 지에 대해 의견이 여전히 팽팽했다.
이날 연준이 주로 참고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는 급등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며 아직 50bp 인상의 불씨는 살아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1% 하락했다. PCE 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하락한 것은 팬데믹 초기인 2020년4월 이후 처음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3% 올랐으나 오름폭은 6월보다 둔화됐다.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 하락세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50bp 인상론’에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잭슨홀 연설에 앞서 힘을 실었다. 보스틱 총재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다음달 50bp포인트 금리인상 쪽으로 “살짝 기울어졌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이날 파월 의장의 연설에 앞서 발표된 인플레이션 지표 등의 영향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은 연준 정책에 대한 기대와 관련된 금리 선물은 파월 의장의 연설 직후 하락했는데, 이는 연준이 다음 회의에서 3연속 75bp 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이 높아짐을 반영한다고 평가했다.
또 블랙록도 섣부른 금리 인하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블랙록의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릭 리더는 “파월 연준 의장이 금요일 잭슨 홀에서 한 짧지만 솔직한 연설이었다”면서 “연준은 내년에 금리 인상을 되돌리는 데 쉽게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LPL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 글로벌 전략가도 “파월 의장은 9월 금리 인상이 75bp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했으며, 연준이 물가 안정이 그 범위에 있다고 확신할 때까지 긴축을 계속할 것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종목별로 보면 파월의 매파적인 발언에 기술주들이 급락했다. 대형주 ‘FAANG(팡)’ 주식 가운데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META) 플랫폼은 4.15% 하락했으며 아마존(AMZN)은 4.76% 내렸다. 이어 애플(APPL), 넷플릭스(NFLX)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GOOG)이 각각 3.77%, 4.57%와 5.44% 줄줄이 빠졌다.
미국 달러는 소폭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보다 0.32% 올랐으며 유로는 달러 대비 0.10% 하락한 0.9966 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들의 감산 가능성에 주목하며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0.54달러(0.58%) 오른 배럴당 93.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이번주 2.9% 올랐다.
안전 자산인 금 가격은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선물인 12월물 금 선물 가격 온스당 21.60달러(1.2%) 하락한 1749.80달러에 마감했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