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시기 상조”
“인플레 둔화때까지 금리인상 기조”
“원화 약세는 글로벌 달러 강세 때문”
“유동성 문제 아냐…1997년·2008년 위기와 달라”
투기적 요인 예의주시…투기 있다면 개입”
“원화 절하, 수출 영향 낮아져”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현지시간) “한국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보다 먼저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했지만 연준 보다 먼저 금리 인상을 끝낼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 참석 중인 이 총재는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한은은 정부로부터는 독립했다고 할 수 있지만 연준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것은 아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연준이 계속 금리를 인상한다면 우리 통화에 대한 평가 절하 압력이 더 커질 것”이라며 “연준이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과 인플레이션을 고려한다면 연준보다 더 일찍 금리인상을 종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정점론에 대해 이총재는 “현재로서는 인플레이션율이 연초 5% 내외의 높은 수준을 보이다가 이후 연말까지 3% 내외로 낮아진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국내 물가 상승은 주로 에너지 가격과 같은 외부 요인으로 인한 것인데 국내 물가가 8월 진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스 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는 등 외부 충격을 감안할 때 아직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통과했다고 말하기는 시기 상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된다면 계속해서 인플레이션을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플레이션 경로가 현재와 같은 경로를 벗어나지 않는 한 당분간은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고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확실해질 때까지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원화 약세에 대해서는 “올 들어 원화 가치가 달러 대비 11% 가량 하락했는데 미 연준 정책에 따른 글로벌 달러 강세 영향”이라며 “원화 뿐 아니라 유로화나 다른 통화들도 마찬가지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 폭이 다소 커졌는데 중국과 일본 중앙은행이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중국과 일본 통화가 절하돼 우리에게 추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원화 절하 압력이 유동성이나 지급 능력, 신용도 문제에 의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번에는 1997년이나 2008년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26일 발언이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원화 절하가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환율이 투기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지 예의주시 하고 있는데, 투기적 요인이 있다면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원화 절하에 따른 수출 영향에 대해 “원하가치 절하는 수출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한국 주요 수출 기업들은 현재 세계화됐고 구조적 변화도 있어 원화 절하의 수출 영향은 훨씬 더 낮아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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