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내달 자이언트스텝 관측도 제기
라트비아 중앙은행 총재 “선제적 금리인상 합리적”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 고위 당국자들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강력한 통화 긴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받고 있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자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는 이날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 발언자로 나와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더라도 인플레이션에 강력히 대응해야 하고, 유럽의 통화 정책은 장기간 긴축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슈나벨 이사는 “경제가 불황에 진입하더라도 우리에게는 정상화의 길을 계속 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디앵커링(de-anchoring·고정된 수준에서 벗어나는 현상)’되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악화될 것”이라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졌다는 첫 번째 신호에 통화 긴축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슈나벨 이사는 또 “각국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면서 “중앙은행이 경제성장에 대한 리스크에 직면해 경계를 늦추고 즉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조기에 포기할 거라고 대중이 예상할 경우, 앞으로 더 급격한 조정을 볼 위험이 있다”고 역설했다.
독일 경제학 교수로 2년 전 ECB 이사회에 합류한 슈나벨 집행이사는 이사회 내 가장 영향력 있는 발언자 중 한 명이다.
ECB 집행이사인 마틴스 카작스 라트비아 중앙은행 총재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제적(Frontloading)’ 금리 인상은 합리적인 정책 선택”이라고 밝혔다.
카작스 총재는 “우리는 0.50%포인트나 0.75%포인트 인상안에 열려 있어야 한다”면서 “현재 관점에서 최소 0.50%포인트는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도 “향후 불필요하게 잔인한 금리 움직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는 결의를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금리인상 과정이) 점진적일 수는 있지만, 더 높은 인플레이션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유도하지 않도록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거나 정상화를 지연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ECB는 앞서 지난달 기준금리를 0%에서 0.5%로 인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은 2011년 7월 이후 11년 만이다. ECB는 당초 이번 회의 때 25bp 인상 ‘베이비스텝’을 예고했지만, 당초 예상을 깨고 빅스텝을 단행한 것이다.
고위 당국자들의 강경한 발언으로 ECB가 내달 한 번에 0.75%포인트를 인상하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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