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증시 변동성 확대에 채권 ‘눈돌리기’
개인 채권 투자 10조 넘겨…발행어음도 인기몰이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채권으로 눈을 돌리는 개미들이 늘어나고 있다. 안정성이 높은 채권에 이어 대형 증권사들의 발행어음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지난 25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채권을 10조635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 채권 순매수는 지난 19일 사상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한 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순매수 금액을 크게 늘리고 있다. 이미 지난해 한해 순매수 금액인 4조5675억원을 두 배 넘게 앞지른 상태다.
기준금리가 오르고 코스피가 2400선 내외까지 떨어지는 등 국내 증시가 약세장을 지속하면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눈을 돌린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해 각국의 중앙은행이 고강도 긴축을 가시화함에 따라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채권투자 매력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가 인상되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 가격은 반대로 떨어지기 때문에 이미 발행돼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을 싼 가격에 사면 추후 금리가 낮아지는 시기에 매매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발맞춰 증권가에서는 채권 상품 판매 마케팅을 늘리고 있다. 증권사들은 다양한 채권상품을 선보이는 분위기다.
삼성증권은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3조6000억원의 채권을 판매했다. 특히 지난달 15일 9시30분부터 판매한 300억원 규모의 세전 연 4%대 특판 채권은 삼성증권 모바일 앱 ‘엠팝(mPOP)’에서 판매 개시 27분만에 매진됐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한화투자증권은 세전 연 5.01%인 DGB캐피탈 채권 50억원 규모를 선착순으로 판매해 당일 완판됐다. 1인당 5000만원까지 구입 가능했으며 만기일은 내년 10월20일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인당 5000만원씩 50억원을 선착순으로 판매해 당일 이른 시각에 모두 완판됐다”고 설명했다.
대형 증권사들이 판매하는 발행어음도 인기를 끌고 있다. 금리 인상 시기에 적절한 투자처라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발행어음 사업자는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4개 증권사다.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은 토스뱅크에서 판매금액 2000억원을 넘겼다. 해당 특판 상품은 최대 연 4.5% 이자를 지급하며 출시 4일 만에 모두 판매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연 4.10%,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연 4.15%를 지급한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이상 충분히 인상돼 기준금리가 3.25%인 상황을 가정해도 국고채 3년물이 3.4%를 넘는 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며 “기준금리에 대한 높아진 기대가 조정되면 금리는 다시 하락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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