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 높아져
#이번주 1350원 돌파 시도할 듯
#환율 당분간 강세 흐름 이어져
#정부 “쏠림 현상 대비…당분간 모니터링”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으로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3거래일 만에 1340원을 다시 넘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135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며, 상단을 14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내다봤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5분 현재 전 거래일(1331.3원) 보다 12.2원 오른 1343.4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11.2원오른 1342.5원에 개장했다. 장 시작부터 10원 넘게 뛰더니 1343.8원까지 오르는 등 지난 23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1346.6원) 수준을 위협하고 있다. 4개래일 만에 상승 전환한 것이자, 3거래일 만에 다시 1340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달러화는 소폭 올랐다. 26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0.29% 오른 108.751에 거래됐다.
장 시장 전부터 정부의 구두개입성 발언이 나왔지만, 환율 급등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방기선기획재정부 1차관은 29일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시장상황정검회의를 주재하고 “시장에서 과도한 쏠림현상이 나타날 경우에 대비해, 시장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최근 우리 금융시장이 미국 등 주요국 금융시장과 동조화가 심화된 측면이 있으므로 당분간 시장 상황에 대한 주의 깊은 모니터링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지난 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미팅)의 파월 미 여준 의장 발언에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26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고 확신할 때 까지 경계에 부담이 될 정도의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40년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도구를 강력히 사용할 것”이라며 “또 한번 이례적인 큰 폭의 금리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높은 금리와 성장 둔화, 약해진 노동시장 여건이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사이 가계와 기업에도 일정 부분 고통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9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폭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경기를 둔화시킬 정도의 높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매파적 메시지로 9월에도 7월 수준인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물가 지표가 다소 둔화하며 올해 말께 금리 인상을 완화할 것이라는 파월 피봇(정책전환) 기대가 사라졌다.
다음달 세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 단행 가능성도 높아졌다. 28일(현지시간)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미 연준이 9월 FOMC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64.0%로 나타났다. 파월 연설 이전인 26일 61%와 비교해 3%포인트 더 높아진 것이다.
반면 미 연준이 주로 참고하는 물가지표는 급등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26일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월대비 0.1% 하락했다고 밝혔다. PCE 가격지수가 전월대비 하락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20년 4월 이후 2년 만이다. 8월 소비심리지수의 1년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5.2%에서 4.8%로 하락해 8개월 래 최저 수준을 보였다.
미 증시는 3대지수 모두 3%대 급락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08.38포인트(3.03%) 떨어진 3만2283.40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41.46포인트(3.37%) 하락한 4057.6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97.56포인트(3.94%) 폭락한 1만2141.71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1.35% 오른 3.071을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1.57% 오른 3.435%를 기록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이 촉발한 달러 강세를 반영해 갭업 출발 후 위험선호 위축에 1340원 안착을 다시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파월 의장이 주식 시장을 중심으로 한 연준 피벗 기대를 일축하면서 오늘 아시아 증시도 극단적인 리스크 오프 분위기를 보여줄 가능성이 농후해 국내증시 외국인 자금도 순매도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잭슨홀 미팅에서 미 연준의 매파 기조가 확인돼 당분간 달러 강세기조를 꺾을 수 있는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반면 유로화의 추가 약세 흐름은 강화될 수 있어 달러화 가치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등 불안한 대외 여건을 고려할 때 원달러 환율이 이번주 1350원선 위협할 것으로 보이는 등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1400원도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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