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현지시간) 추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대해 “데이터에 기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빅스텝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추가 빅스텝 가능성은 열어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이날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미팅)에 참석한 후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향후 통화정책은 데이터에 기반해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약속하고 싶지 않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높은 물가수준이 지속된다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같이 물가안정에 초점을 둘 것”이라며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최근 발언과 같이 물가안정을 우선시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소비자물가 등 경제지표에 따라 추가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파월 미 연준 의장은 26일 잭슨홀 미팅에서 “40년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도구를 강력히 사용할 것”이라며 “또 한번 이례적인 큰 폭의 금리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미 금리차에 대해서는 “주요 정책목표는 아니지만, 미국 정책금리가 높아질수록 원화는 평가절하되며 이는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만, 한·미 정책금리 폭이 지나치게 크게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고공행진하고 있는 환율에 대해서는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한은은 특정 환율수준을 목표로 정하고 있지 않으며, 시장 수급에 따라 환율이 정해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내년말까지 3%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높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된다면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향후 전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불확실성으로는 국제유가 및 가스가격, 중국의 코로나 정책, 중국과 미국의 경기 둔화 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중국의 무역관계에도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 기술발전으로 한국의 경쟁국이 되면서, 대중수출 수혜국으로 살던 시대가 끝나고 있다”며 “화하는 글로벌공급망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현재의 고인플레를 촉발시켰으며, 금리인상 실기를 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코로나19가 공급망에 미칠 영향을 과소평가한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직후에는 모든 국가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발을 우려해 완화적인 정책을 실시했다”며 “그로 인해 현재 예기치 못한 고인플레가 발생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