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공격적 금리 인상 주장하는 매파적 주장 힘얻어
공급망이 불러온 인플레…”금리 인상이 유일한 해법 아냐”
“개도국·유럽 등에서 스테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어”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강경한 매파적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자칫 경제를 둔화시키고 동시에 물가를 상승시키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26일 미국 와이오밍주(州) 잭슨홀에서 열린 연준의 연례 심포지엄에서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경기를 둔화시킬 정도의 높은 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매파적 메시지를 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면 당분간 제약적인 정책 기조 유지가 필요하다”면 “높은 금리와 성장 둔화, 약해진 노동시장 여건이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사이 가계와 기업에도 일정 부분 고통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 관계자들도 파월 의장의 메시지에 힘을 보탰다. 이들은 연준이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4%까지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내년 초 미국 기준금리가 4%를 조금 넘는 수준에 도달해야 하고 상당 기간 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지난주 언론과 인터뷰에서 “미국의 기준금리를 올해는 3%보다 약간 높게, 내년에는 이보다 조금 더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뒤 “금리인상 후 유지 전략이 역사적으로 성공했다”고 말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올해 안에 4%까지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스테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인플레이션은 시장 유동성 확대로 늘어난 수요로 비롯된 측면도 있지만 공급 충격이 불러왔다는 시각에서다. 이들은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잡는 유일한 해법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는 적극적인 금리 인상이 최근 인플레이션의 한 원인인 공급 압력을 해소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최근 각국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적극적인 긴축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공급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제한적인 역할에 그쳐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경제적 고통이 수반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맬패스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공급망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며 글로벌 긴축 상황으로 개발도상국이 특히 취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도상국은 미상환 부채를 갖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으로 상환 비용이 증가하지만 부채를 새로 얻는 것을 더욱 더 어려워진다”며 “선진국들이 세계 자본과 에너지 자원을 활용하면서 새로운 투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타 고피나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를 감안할 때 유럽에서는 성장 둔화와 높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이 조성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고피나스 수석부총재는 “적어도 향후 5년간 통화정책 수립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 20년 전보다 훨씬 더 어려울 것”이라며 “공급 충격은 우리가 겪었던 것 보다 더 불안정하다. 이는 통화정책을 수립하는데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온 공급 순풍이 역풍으로 바뀔 것으로 보이면서 세계 경제가 역사적인 변화의 정점에 서 있는 것 같다”며 “그렇다면 최근의 인플레이션 압력의 회복은 더 지속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2paper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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