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으로 국채 3년물이 하루 새 10bp(1bp=0.01%포인트) 넘게 뛰어 오르는 등 두 달 만에 3.6%대로 올라섰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0.135%포인트 오른 연 3.660%,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83%포인트 오른 3.699%를 기록했다. 3년물 금리가 3.6%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6월 23일(3.608%) 이후 두 달 만이다. 3년물 금리는 장중 3.695%까지 오르며 3.7%대를 위협했다.
2년물 금리는 0.159%포인트 오른 3.694%를, 5년물은 0.142%포인트 오른 3.757%를 기록했다. 2년물과 5년물은 전날 3.5%대, 3.6%대에서 올랐다. 20년물은 0.0486%포인트 오른 3.638%를, 30년물은 0.072%포인트 오른 3.574%를 기록중이다. 이날 국채 금리는 전 구간 큰 폭 상승했다.
이에 따라 2년물과 3년물이 역전됐고, 5년물과 10년물도 역전됐다. 20년물은 2년, 3년, 5년, 10년물과 역전됐고, 30년물은 1년물을 제외한 모든 구간에서 역전됐다. 3년물과 10년물은 역전되지 않았지만 격차가 0.039%포인트로 좁혀졌다.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 보다 낮아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 전조로 여겨진다.
이날 국채 금리는 미국 캔자스시티 연준 주최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미팅)을 소화하면서 상승(가격 하락) 출발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잭슨홀 미팅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고 확신할 때 까지 경계에 부담이 될 정도의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40년 만에 최고 수준에 근접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도구를 강력히 사용할 것”이라며 “또 한번 이례적인 큰 폭의 금리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경기를 둔화시킬 정도의 높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매파적 메시지로 9월에도 7월 수준인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해석됐다.
이로인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6일(현지시간)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1.35% 오른 3.071을,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1.57% 오른 3.435%를 기록했다. 미 국채 금리와 국내 국채 금리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미 금리 상승시 국내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여기에 이창용 한은 총재의 매파적 발언도 국채 금리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이 총재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캔자스시티 연준 주최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해 “한은의 통화정책이 정부로부터는 독립했지만 연준의 통화정책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것은 아니다”며 “한은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보다 먼저 금리 인상을 시작했지만 인상을 먼저 종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인플레이션은 유가 등 대외적 요인이 크며, 유가가 언제 다시 상승할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리인상 종료시점을 말하기 어렵다”며 “인플레이션이 꺾일 때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따라 올해 말로 추정했던 기준금리 인상 종료 사이클 시점이 불투명해 지면서 내년에도 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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