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잭슨홀 미팅’ 쇼크에서 벗어나 숨고르기에 나서면서 1340원대로 내려섰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50.4원) 보다 3.7원 내린 1346.7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4.4원 내린 1346.0원에 개장했다. 장중 한때 1349.9원까지 오르면서 1350원 상향 돌파를 시도했으나 되돌림 장세를 보였다.
전날 환율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으로 하루 새 20원 가까이 급등하면서 1350원을 돌파한 바 있다.
달러화는 소폭 하락했다. 29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0.01% 내린 108.735에 거래됐다. 반면 유로화는 강세를 보이면서 1달러=1유로인 ‘패리티’ 수준을 다시 회복했다.
투자자들은 유럽중앙은행(ECB)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에 주목했다.
이자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 이사는 “경기가 침체 국면에 진입하더라도 정상화의 길을 계속 가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며 “각국 중앙은행이 성장률 하락을 우려해 물가와의 써움을 조기에 포기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훨씬 더 급격한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지난달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 나선 유럽이 다음달 열리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유럽중앙은행의 에너지 시장개입 소식도 달러 약세로 이끌었다. 폰 데어라이엔 ECB 집행위원장은 “가스 요금과 전기요금 분리 등 구조적 개혁을 통해 전기가격 급등을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경제장관도 “가스 투기적 수요 진정시 가격 안정을 기대한다”고 발언해 유럽 가스 공급 우려가 완화됐다.
반면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달러화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9일(현지시간)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미 연준이 9월 FOMC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70.5%로 나타나는 등 70%를 넘어섰다. 전날 61.0%와 비교해 큰 폭 높아진 것이다.
미 증시는 3대지수 모두 하락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 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84.41 포인트(0.57%) 내려간 3만2098.99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대비 27.05 포인트(0.67%) 하락한 4030.61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24.04 포인트(1.02%) 떨어진 1만2017.67로 장을 닫았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91% 오른 3.099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54% 내린 3.4191%를 기록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유로화가 패리티 수준을 복귀하고 달러 강세가 진정되면서 전날 상승폭 일부를 되돌렸다”며 “유럽지역 에너지 구조개혁과 매파적 ECB에 따른 유로화 반등으로 1350원 상향 돌파를 점치던 베팅 포지션이 약화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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