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분의 1 수준서 다시 급감할 전망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러시아 천연가스 국영기업 가스프롬이 프랑스 계약사 앙지(Engie)에 30일부터 공급량을 크게 줄일 방침을 통보했다고 앙지 사가 밝혔다.
두 기업 간의 계약 이견다툼에서 나온 공급량 축소지만 러시아의 가스 ‘무기화’로 유럽대륙의 동절기 에너지 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이라 파장이 크다.
러시아는 서쪽의 유럽대륙에 여러 내륙 및 해저 파이프라인을 통해 하루 5억 ㎥의 가스를 공급했고 유럽연합(EU) 회원국 대부분 등 유럽대륙 국가들은 천연가스 소비량의 40% 정도를 이 러시아산에 의존해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경제 제재가 쏟아지자 유로화 아닌 루블화 결제 요구에 응하지 않은 비우호국이라며 10여 개국에 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이어 6월 중순에 아무런 설명없이 대륙공급 파이프라인 중 가장 큰 독일행 노르트스트림 1의 공급량을 40%로 급감시켰고 7월11일부터 열흘 간 정기 정비를 이유로 완전 중단했다. 스트림1은 대륙공급 전체량의 3분의 1 정도를 담당해왔다.
다시 공급을 재개한 지 엿새 후부터 공급량을 20%로 줄여 하루 3000만 ㎥만 내보내고있다. 가스프롬은 내일 31일부터 사흘 간 또 다른 라인 정비를 이유로 스트림1의 가스공급이 완전 중단된다고 말해왔다.
프랑스는 독일로 들어온 스트림1 가스 일부를 나눠 받거나 우크라이나 라인으로도 받아왔는데 가스의 러시아 의존이 다른 EU 멤버에 비하면 약한 편이다. 독일이 전쟁 전 55% 의존할 때 프랑스는 17% 정도였다.
가스사 앙지가 가스프롬 가스를 모두 받아 프랑스 안에 배급해주었으며 프랑스는 6월 중순 스트림1 급감 때부터 러시아 가스 위기에 노출되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앙지는 가스프롬으로부터 월 평균 10 테트라와트시(TWh)의 가스를 공급 받았으나 지금은 월 1.5 TWh로 떨어졌다.
이 수준에서 30일부터 대폭 축소된다고 통보받았다는 것이다. 가스프롬이 9월3일부터 스트림1 공급을 20%라도 재개하더라도 프랑스에 오는 양은 지금보다 소규모에 그칠 전망이다.
EU는 우크라 침공 직후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연말까지 3분의 1 선으로 줄일 것을 결의했다. 40% 의존도를 15% 아래로 줄이자는 것으로 55%의 독일이 30%로 줄이면서 앞장을 섰다.
EU는 8월 초부터 내년 3월까지 8개월 동안 천연가스의 15% 사용절감을 실행하고 있다. 연말까지 러시아 의존도를 3분의 1로 줄이자는 첫 결의의 구체적 행동지침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자의적 실행이지만 러시아가 공급을 다시 대폭 감축시키면 의무 배급제로 전환할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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