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유럽 많은 국가들이 동절기용 천연가스 비축 목표치를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달성하고 있다.
유럽은 코로나 충격회복 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스 공급난이 심각해졌고 올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몇 배 크기로 확대되었다.
전세계 천연가스의 4분의 1 이상이 매장된 러시아가 서방의 경제 제재에 맞서 유럽대륙 가스 공급을 대폭 줄이면서 가스값이 폭등했다. 유럽 국제교환시장에서 거래되는 선물 가스값은 지난해 겨울 반년 전에 비해 10배가 넘게 뛰었다.
그것이 지난주에는 메가와트시(MWh) 당 270유로(36만원)가 넘는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에 비해 5배가 높은 수준이다.
다행히 이 최고가는 30일(화) 오전에 3%가 떨어졌다. EU 회원국들의 동절기 가스비축이 ‘그간의 언론 보도로는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중간 목표치에 도달했다는 뉴스가 이런 하락을 불러왔을 수 있다.
앞서 28일(일) 기준 유럽 국가들의 동절기용 천연가스 비축은 목표의 79.94%에 달했다. 11월1일까지 도달하기로 한 80%의 비축 목표가 두 달 앞서 벌써 달성된 셈이다.
러시아 가스 의존도가 제일 심했던 최강 경제국 독일도 80%를 넘었다고 로베르트 하벡 경제장관이 발표했다. 10월의 목표치인 85% 비축이 9월 중에 쉽게 이뤄질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러시아는 유럽 대륙에 하루 5억 ㎥ 씩 공급하던 천연가스를 현재 20%~30% 수준으로 확 줄인 상태며 내일부터 사흘 간은 주 공급파이프인 노르트스트림 1이 송출을 중단한다.
이런 러시아의 가스 ‘무기화’에도 유럽의 비축 목표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난방이 필요없는 하절기에 사용을 확실하게 줄여 절약한 가스를 비축창고로 몰아넣은 덕분이다. 러시아 대안의 다른 수입처 루트를 각 대륙에 뚫었으며 벌크선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액화천연가스 터미널을 마련한 것도 힘이 되었다.
러시아로부터 야말 파이프로 벨라루스를 통해 가스를 공급받다 루블화 결제 거부와 우크라 적극 지원 행보로 러시아 가스공급을 중단 당했던 폴란드는 비축을 100% 달성했다. 폴란드는 그전부터 자국 내 가스 개발에 성과를 내 가끔 야말 파이프로 러시아쪽을 향해 가스를 보내기도 했다.
천연가스는 유럽 대륙에서 동절기 난방 외에 산업생산과 전기생산에 사용되나 총 에너지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 미만이다. 겨울에는 가정 난방으로 그 비중이 높아진다.
목표의 100%까지 가스를 비축했다해도 러시아의 가스 횡포로 인한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다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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