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1·2년물 연고점 경신
국채 3년물 3.717%…2개월 만에 3.7%대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주요국의 고강도 긴축 우려에 외국인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국채 3년물이 3.7%를 돌파했다. 1년물과 2년물 등 초단기물은 연중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오전 11시30분 기준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0.075%포인트 오른 연 3.717%,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69%포인트 오른 3.764%를 기록했다. 3년물 국채 금리가 3.7%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6월 17일(3.745%) 이후 두 달 만이다. 같은 날 기록한 연고점은 아직 넘지 못지만, 장중 3.732%까지 올라가는 등 연고점 돌파를 시도중이다.
1년물 금리는 0.035%포인트 오른 3.279%, 2년물 금리는 0.082%포인트 오른 3.747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1년물과 2년물 모두 지난 29일(각각 3.272%, 3.683%) 기록한 연고점을 2거래일 만에 다시 경신했다. 5년물은 0.084%포인트 오른 3.826%를 기록했다. 20년물은 0.047%포인트 오른 3.658%를, 30년물은 0.020%포인트 오른 3.575%를 기록중이다. 이날 국채 금리는 전 구간 상승했다.
이에 따라 2년물과 3년물이 역전을 이어갔고, 5년물과 10년물도 역전을 지속했다. 20년물은 2년, 3년, 5년, 10년물과 역전을 이어가고 있고, 30년물은 1년물을 제외한 모든 구간에서 역전을 보이고 있다. 3년물과 10년물은 역전되지 않았지만 격차가 0.047%포인트로 전날보다 좁혀졌다.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 보다 낮아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 전조로 여겨진다.
이날 국채 금리는 미국 등 전세계 주요국의 고강도 긴축 공포감을 소화하면서 상승(가격 하락) 출발했다. 채권 시장은 연준이 다음달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간 밤 연준 인사들이 잇따라 매파 발언을 내 놓으면서 고강도 긴축 경계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내년까지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금리가 하향 조정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과 함께 연준의 정책 브레인으로 꼽힌다.
이로 인해 30일(현지시간)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18% 내린 3.108을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59% 오른 3.457%를 기록했다. 장중 3.497%까지 치솟으며 3.5%를 목전에 뒀다. 이는 2007년 이후 최고치다. 미 국채 금리와 국내 국채 금리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미 금리 상승시 국내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미국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도 고강도 긴축 의지를 드러냈다. 이자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 이사도 인플레 통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통화긴축을 늦추는 것에 경계를 보였다. 그는 “경기가 침체 국면에 진입하더라도 정상화의 길을 계속 가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며 “물가와의 싸움을 조기에 포기할 것이라고 예상하면 훨씬 더 급격한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 긴축 공포감에 외국인들은 이날 오전에만 국내 국채 선물시장에서 1200계약 넘게 순매도했다.
여기에 이창용 한은 총재의 매파적 발언에 내년에도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갈 것이란 경계감이 커지며 국채 금리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이 총재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캔자스시티 연준 주최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해 “한은의 통화정책이 정부로부터는 독립했지만 연준의 통화정책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것은 아니다”며 “한은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보다 먼저 금리 인상을 시작했지만 인상을 먼저 종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인플레이션은 유가 등 대외적 요인이 크며, 유가가 언제 다시 상승할지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리인상 종료시점을 말하기 어렵다”며 “인플레이션이 꺾일 때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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