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고강도 긴축 경계감 이어져
3년물 장중 3.721%까지 올라
외국인 3년물 1만2400계약 순매도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주요국의 고강도 긴축 우려에 외국인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국채 금리가 전구간 상승했다. 이날 국채 금리는 ‘잭슨홀 미팅’ 충격이 이어지면서 한때 전고점 가까이 오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오후 4시30분 기준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0.043%포인트 오른 연 3.685%,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26%포인트 오른 3.721%를 기록했다. 3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3.732%까지 올라서면서 전고점을 위협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3년물 금리가 3.7%까지 오른 것은 지난 6월 17일(3.745%) 이후 두 달 만이다.
1년물 금리는 0.024%포인트 오른 3.268%, 2년물 금리는 0.062%포인트 오른 3.727%를 기록했다. 2년물 금리는 지난 29일(3.683%) 기록한 연고점을 2거래일 만에 다시 경신했다. 1년물도 장중 한때 연고점을 돌파했다. 5년물은 0.039%포인트 오른 3.781%를 기록했다. 20년물은 0.027%포인트 오른 3.638%를, 30년물은 0.015%포인트 오른 3.570%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채 금리는 전 구간 상승했다.
이에 따라 2년물과 3년물이 역전을 이어갔고, 5년물과 10년물도 역전을 지속했다. 20년물은 2년, 3년, 5년, 10년물과 역전을 이어가고 있고, 30년물은 1년물을 제외한 모든 구간에서 역전을 보이고 있다.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 보다 낮아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 전조로 여겨진다.
이날 국채 금리는 미국 등 전세계 주요국의 고강도 긴축 공포감을 소화하면서 상승(가격 하락) 출발했다. 채권 시장은 연준이 다음달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간 밤 연준 인사들이 잇따라 매파 발언을 내 놓으면서 고강도 긴축 경계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내년까지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금리가 하향 조정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과 함께 연준의 정책 브레인으로 꼽힌다.
이로 인해 30일(현지시간)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18% 내린 3.108을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59% 오른 3.457%를 기록했다. 장중 3.497%까지 치솟으며 3.5%를 목전에 뒀다. 이는 2007년 이후 최고치다. 미 국채 금리와 국내 국채 금리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미 금리 상승시 국내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미국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도 고강도 긴축 의지를 드러냈다. 이자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 이사도 인플레 통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통화긴축을 늦추는 것에 경계를 보였다. 그는 “경기가 침체 국면에 진입하더라도 정상화의 길을 계속 가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며 “물가와의 싸움을 조기에 포기할 것이라고 예상하면 훨씬 더 급격한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잭슨홀 미팅에서 “현 시점에서 물가안정이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언급하는 등 금리인상 기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경계감이 커지며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전세계 긴축 공포감에 외국인들은 이날 국내 국채 선물시장에서 3년물과 10년물을 각각 1만2435계약, 9882계약 순매도했다. 이로 인해 취약한 국내 국채 시장의 수급 여건이 악화되는 등 국채선물 가격 하락(금리 상승)을 주도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 충격이 이어지며 글로벌 채권 금리가 일제히 상승하면서 국내 국채 금리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며 “특히 외국인이 국채 선물시장에서 3년물과 10년물을 대량 순매도 하면서 취약한 국내 수급 여건이 더 심화되는 등 국채선물 가격 하락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의 국채 단순매입 등 안정화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수급 우려를 키웠다”며 “다른 국가들에 비해 다소 과도한 금리 동향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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