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정부소비 하향 조정…설비투자 상향
#민간소비 기여도 1.3%p…순수출은 -1.0%p
#실질 국민총소득 468조…1.3% 감소
#총저축률 34.2%…1.5%p 하락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민간 소비가 되살아나면서 올해 2분기 우리 경제가 0.7% 성장했다. 속보치와 같은 수준이다. 반면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대비 1.3% 감소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큰 폭 하회하는 등 체감 경기는 나빠졌다.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수출도 감소하고 있어 하반기 마이너스 성장 등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은 나머지 3, 4분기에 전기 대비 각각 0.1~0.2%의 성장률을 기록하면 올해 연간 성장률 목표치인 2.6% 달성이 가능하다고 추산하고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22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7% 성장했다.속보치와 같은 수준이다.
2분기 마지막 달인 지난 6월의 일부 실적치가 속보치에 반영되지 않았다가 이번에 반영되면서 민간소비(-0.1%포인트), 정부소비(-0.4%포인트), 건설투자(-0.4%포인트) 등이 하향 수정되고 설비투자(1.5%포인트)가 상향됐다. 전년동기대비 성장률도 2.9%로 속보치와 같았다.
2분기 성장은 수출 부진 속에서도 민간소비가 이끌었다. 2분기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민간소비의 성장률 기여도는 1.3%포인트로 전분기(-0.2%) 보다 크게 뛰었다. 정부소비 기여도는 0.1%포인트였다. 반면 순수출(수출-수입)의 기여도는 -1.0%포인트로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등 전분기(1.7%포인트) 보다 큰 폭 낮아졌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기여도는 0%포인트로 나타났다. 민간소비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성장률을 끌어 올렸으나 수출과 건설투자, 설비투자가 성장률을 갉아 먹었다는 뜻이다.
주체별 기여도는 민간의 경우 소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순수출이 마이너스 전환하면서 전분기(1.2%포인트) 보다 하락한 0.6%포인트를 기록했고, 정부는 전분기 -0.6%포인트에서 0.2%포인트로 플러스 전환했다.
한은은 앞으로 0.1~0.2%씩만 성장해도 올해 연간 성장률 목표치인 2.6% 달성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가파른 물가 상승세 등에 따른 소비 위축과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둔화 등으로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최정태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올 1분기와 2분기 전기대비 각각 0.6%, 0.7% 성장했는데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면 남은 3·4 분기 매 분기 0.1~0.2%씩 성장하면 조사국 전망치인 연간 2.6%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며 “조사국 8월 전망치인 연간 2.6%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8월 수정경제 전망에서 올해 연간 성장률을 3.0%에서 2.6%로 내다본 바 있다.
부문별로는 수출이 중국 봉쇄 영향으로 화학제품, 1차 금속제품 등이 줄어 전기대비 3.1% 감소했다. 수입도 원유, 천연가스 등이 줄어 1.0% 감소했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이 줄었으나 건물건설이 늘어 0.2% 증가했고, 설비투자도 운송장비가 줄었으나 기계류가 늘어 0.5% 증가했다.
민간소비는 큰 폭 늘었다. 전분기 0.5% 감소했던 민간소비는 2분기 2.9% 늘면서 1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3.3%)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의류 및 신발 등 준내구재와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서비스가 늘어난 영향이다. 정부소비는 사회보장현물수혜를 중심으로 0.7%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개인서비스, 의류 및 신발 등 준내구재가 늘어나 민간소비가 큰 폭 늘었다”며 “정부소비는 3월부터 중증 퇴행성 척추 질환자 등에 대한 자기공명영상(MRI) 건강보험 적용으로 MRI 검사 부담이 평균 36~70만원에서 10~20만원으로 줄면서 큰 폭 늘었다”고 말했다. ‘
산업별로는 제조업과 농림어업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은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1차금속 등을 중심으로 0.7% 감소했다. 건설업은 건물건설이 늘었으나 전문건설업이 줄어 0.1% 감소했다. 농림어업도 재배업을 중심으로 8.7% 줄었고,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전기업과 수도, 하수 및 폐기물처리, 원료재생업이 줄어 0.6% 감소했다. 반면 서비스업은 숙박 및 음식점업, 운수업, 문화 및 기타 서비스업 등이 늘어 1.8% 증가했다.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소득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468조4000억원으로 전기대비 1.3% 감소했다. 이는 실질GDP 성장률을 큰 폭 하회한 수치다. 실질 국외순수취요소득(5조3000억원→4조4000억원)이 줄고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무역손실(-19조원→-28조원)이 확대된 영향이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1.1% 줄었다. 실질 GNI는 국민총소득은 국민이 일정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이 수치가 GDP 성장률을 밑돈다는 것은 경제성장 만큼 국민소득은 그에 비례해 늘어나지 못했다는 것으로, 그만큼 국민들의 체감경기가 나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관교 국민소득총괄팀장은 “최근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무역손실이 발생하면서 실질GNI와 실질GDP와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며 “교역조건은 수출 디플레이터를 수입디플레이터로 나눈 값인데 교역조건 악화는 수출 주력 상품인 반도체나 원유 가격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민간소비 영향은 반도체나 원유 가격에 따라 교역조건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질 GDP에 그해 물가를 반영한 명목 GDP는 전기대비 1.5% 증가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5.1% 증가했다. 명목 GNI는 명목 GDP보다 낮은 전기대비 1.3% 증가했다.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6조4000억원→5조5000억원)이 줄어든 영향이다. 전년동기대비로는 4.5%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포괄적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동기대비 2.1%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내수 디플레이터는 4.8%, 수출 및 수입 디플레이터는 각각 22.1%, 33.0% 상승했다. GDP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소비재 뿐 아니라 자본재, 수출재 등 국내에서 생산된 모든 재화와 서비스 가격을 반영한다.
총저축률은 34.2%로 전기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1.2%) 보다 최종 소비지출(3.7%)이 더 큰 폭 증가한 영향이다. 설비투자 등이 증가하면서 국내총투자율은 32.3%로 전기대비 1.7%포인트 상승했다. 국외투자율은 1.9%로 전기대비 3.4%포인트 하락했다.
2분기 우리 경제는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 덕분에 어느 정도 선방을 했지만 코로나19로 재확산, 세계경기 침체 등으로 성장의 뒷받침이 됐던 수출이 둔화되고, 물가상승 등으로 민간소비도 하락하면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최 부장은 “향후 경제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주요국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수출 둔화폭이 확대되면서 성장 흐름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민간소비는 일상회복 지속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 지속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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