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0.6%·2분기 0.7% 성장…수출·소비가 이끌어
실질 국민소득은 마이너스…국민 체감경기 나빠져
한은 “하반기 성장률 상당폭 둔화”
전문가들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있어”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1분기와 2분기 우리 경제가 어느 정도는 선방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수출과 소비가 성장을 이끌었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주춤한 데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 본격화 되면서 내수와 수출 모두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실질 국민총소득(GNI)도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등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이미 나빠졌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와 2분기 우리 경제는 각각 0.6%, 0.7% 성장했다. 한은은 앞서 8월 수정경제 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7%에서 2.6%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1분기에는 수출이 반도체와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3.6% 늘면서 경제를 떠받쳐 줬고, 2분기에는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로 민간소비가 2.9% 늘어나면서 어느정도 선방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코로나19 재확산과 글로벌 경기 부진 등으로 소비와 수출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정태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향후 경제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주요국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수출 둔화폭이 확대되면서 성장 흐름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민간소비는 일상회복 지속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 지속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산술적으로 3,4분기 성장률이 각각 0.1~0.2%면 연간 2.6%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
최 부장은 “올해 1분기와 2분기 전기대비 각각 0.6%, 0.7% 성장했는데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면 남은 3·4 분기 매 분기 0.1~0.2%씩 성장하면 조사국 전망치인 연간 2.6%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며 “조사국 8월 전망치인 연간 2.6%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중국 등 대외 리스크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으로 마이너스 성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4월 전망보다 0.4%포인트 하락한 3.2%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리스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러시아산 가스수입을 전면 중단하는 등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세계 성장률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다.
정부 역시 성장 목표치 달성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올해 성장률 전망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해 경제성장률이 2.3%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하반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연간 성장률이 2.3%를 기록하려면 산술적으로 3분기와 4분기 각각 -0.2%씩 성장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출고일자 2022. 09.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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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민간 소비가 되살아나면서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7% 성장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468조4000억원으로 전기대비 1.3% 감소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
최근 들어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대출금리가 큰 폭 오르는 등 소비를 제약 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은 하반기에도 물가가 5~6%대를 지속하는 등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도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고,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측 물가 상승압력 등으로 근원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예상하는 향후 1년 물가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은 7월 4.7%, 8월 4.3%로 4%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못할 경우 고물가 상황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이 지속되면 경제주체들의 소비는 꺾일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 국민이 국내와 국외에서 벌어 들인 소득의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2분기 실질 GNI는 -1.3%를 기록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2분기(-2.0%) 이후 2년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0.4%) 이후 2분기 만에 마이너스 전환한 것이다. 실질 GDP 성장률도 밑돌았다. 실질 GNI는 소득 대비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실질 GNI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그만큼 국민의 체감경기와 호주머니 사정이 나빠졌다는 것을 뜻한다.
실질 GNI가 하락한 것은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나빠지면서 2분기 무역손실액이 28조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관교 국민소득총괄팀장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입가격이 수출 가격보다 더 큰 폭 상승하면서 교역조건이 악화 됐고 이로 인해 실질무역손실이 발생하면서 실질GNI가 마이너스를 보였다”며 “실질 GNI는 거주자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기 때문에 마이너스를 보였다고 해서 국민들 체감경기가 다 나빠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세계 경제도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고,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으로 둔화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러시아의 가스공급이 축소되면서 유로존의 에너지 가격 불안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기술적 침체에 들어섰다. 중국도 고강도 방역조치 등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2분기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0.4%로 0%대로 하락하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여기에 유럽 역시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이 현실화될 경우 유로존 경기 침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 성장세 둔화가 지속될 경우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악화되는 등 우리 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대내적으로는 소비가 소득 개선,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수출 둔화 폭이 확대되고 투자 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등 국내 경기의 하방 압력이 커졌다”며 “올해 하반기는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이 본격화 되면서 성장률이 상당폭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등 경기가 침체될 경우 수출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하반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과 소비가 나빠질 경우 3,4분기 중 마이너스 성장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수출 증가세가 한 자릿수로 약화되고 있는데 미국, 중국, 유럽 등 경기 침체로 마이너스가 나올 가능성이 있고, 고물가 지속으로 소비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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