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물 제외 전구간 연고점
국채 3년물 3.778%·10년물 3.805%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에 긴축 공포감이 커지면서 국채 3년물 금리가 3.7%를 돌파해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날 국채 금리는 20년물을 제외하고 전구간 연고점을 경신했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오후 4시 30분 기준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0.093%포인트 오른 연 3.778%,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84%포인트 오른 3.805%를 기록했다.
국채 3년물은 지난 6월 17일(3.745%) 기록한 연고점을 다시 넘어섰다. 2011년 8월 3일(3.82%) 이후 11년 1개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채 10년물도 같은 날 기록한 연고점(3.795%)를 경신하면서, 2012년 5월 2일(3.82%) 이후 10년 4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1년물 금리는 0.035%포인트 오른 3.303%, 2년물 금리는 0.064%포인트 오른 3.791%를 기록했다. 1년물 금리는 지난달 29일(3.272%) 기록한 연고점을 3거래일 만에 넘었고, 2년물도 전날(3.727%) 기록한 연고점을 1거래일 만에 다시 경신했다. 1년물은 2012년 7월 4일(3.29%) 이후 가장 높았다. 국채 2년물은 지난해 3월 10일 첫 발행 이래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5년물은 0.089%포인트 오른 3.868%를 기록했다. 6월 17일(3.855%) 기록한 연고점 경신이다. 2011년 8월 4일(3.9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년물은 0.063%포인트 오른 3.701%를, 30년물은 0.034%포인트 오른 3.604%에서 거래를 마쳤다. 30년물도 지난달 29일 기록한 연고점(3.589%)를 넘어섰다. 이날 국채 금리는 20년물을 제외하고 모두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날 국채 금리는 미국 등 전세계 주요국의 고강도 긴축 공포감을 소화하면서 상승(가격 하락) 출발했다. 채권 시장은 연준이 다음달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로레라 메스터 미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데이튼에서 열린 지역상공회의소 연설에서 “내년 초까지 금리를 4%를 약간 넘는 수준으로 올려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 기준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달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전망도 높아졌다. 1일(현지시간)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미 연준이 이번달 FOMC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72.0%로 나타나는 등 일주일 전 64.0%와 비교해 큰 폭 높아졌다.
이로 인해 31일(현지시간)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2.72% 오른 3.196을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1.07% 오른 3.495%를 기록했다. 장중 3.503%까지 치솟으며 3.5%를 돌파했다. 이는 2007년 이후 최고치다. 미 국채 금리와 국내 국채 금리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미 금리 상승시 국내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한국은행 역시 “지금은 어느 정도의 성장 손실을 감수라고서라도 고물가 고착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하는 등 내년에도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란 경계감이 커지며 채권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홍경식 통화정책국장은 최근 한은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금리인상 과정에서 단기적인 성장 손실은 불가피하다”며 “지금과 같이 높은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지속적인 금리인상을 통해 물가 상승 압력을 빨리 낮추는 것이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 전반과 취약부문에 대해서도 더 큰 손실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 긴축 공포감에 외국인들은 이날 국내 국채 선물시장에서 3년물을 7800계약 가량 10년물을 6500계약 가량 순매도했다. 이로 인해 취약한 국내 국채 시장의 수급 여건이 악화되는 등 국채선물 가격 하락(금리 상승)을 주도했다.
최근 채권 금리 상승폭이 큰 것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와 폭, 향후 인상 사이클 종료 시점 등이 불투명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선도금리로 추정한 기준금리 정점이 7월 말 2.5%까지 하락했다가 현재는 3.5%를 가리키고 있다”며 “기준금리에 대한 기대가 바뀌는 과정에서 채권금리 상승은 불가피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미국의 기준금리에 대한 기대도 빠르게 바뀌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움직임의 폭도 크다”며 “미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이 지난 두 차례로 끝이었는지 여부는 9월 FOMC 이전에 발표될 미국 고용과 물가지표에 달려있는데 현재는 0.75%포인트 가능성을 더 높게 반영하고 있어 FOMC 확인 시점까지 지표에 대한 채권시장 민감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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