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달러선 붕괴…일주일 만에 5조 달러 빠져
정책금리 인상 잇따르던 6월 이래 최고폭 감소
“경제 상황 고려한 금리 인상 조절 기대에 찬물”
“비관론 확산하면 시장은 더욱 황폐해질 것”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적인 잭슨홀 미팅 8분 연설에 일주일 만에 글로벌 주식 시장에서 시가총액 약 7000조원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통’이 따르더라도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고 긴축 정책을 계속할 의지를 표명하면서 시장이 잔뜩 움츠러드는 모양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3일 금융정보업체 퀵·팩트세트 자료를 인용, 지난 2일 기준 글로벌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95조6000억 달러(약 13경302조원)를 기록하면서 100조 달러선이 무너졌다고 보도했다.
일주일여 전인 지난달 25일 대비 4조9000억 달러(약 6678조원) 줄었다.
각 국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잇따라 인상한 지난 6월 중순 이후 2개월 반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미국이 3조 달러 감소한 42조7000억 달러, 유럽이 5000억 달러 감소한 13억8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파월 의장의 불과 8분 연설에 글로벌 시장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26일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 이른바 잭슨홀 미팅에서 고통이 따르더라도 미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에 근접할 때까지 금리 인상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경기를 배려해 금리 인상의 고삐를 늦출 것이란 낙관론이 후퇴하면서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지난 10~20년 간 연준은 경기 후퇴 우려가 부상할 때마다 완화책을 내놓으면서 주가를 지탱하는 구원 투수가 돼 줬지만, 지금은 그런 완화책을 기대할 수 없는 새로운 국면이란 것이다.
세계 경기 변화는 선명하다. 4~6월 미국은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유럽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다. 또 중국은 코로나19 대책으로 봉쇄 조치를 다시 시작했다. 경제가 금리 인상을 견디지 못할 것이란 비관적인 시각이 확산하면 시장은 더욱 황폐해질 것이라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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