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조9600억원 달러 공급 효과 예상
“급격한 위안화 절하 용인하지 않겠다는 신호”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중국 금융당국이 외화 지급준비율을 2%포인트 낮추기로 한 것이 위안화 절하를 방어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5일 오후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공고문을 통해 “다음 달 15일부터 은행들의 외화 지준율을 기존 8%에서 6%로 2%포인트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외화 지준율 인하는 이번이 올 들어 두 번째다. 인민은행은 지난 4월에도 상하이 봉쇄 등으로 외화 유출 우려가 나오자 외화 지준율을 9%에서 8%로 1%포인트 낮춘바 있다.
외화지준율은 민간은행이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외환보유 비율을 말한다. 외화 지준율이 내려가면 민간은행이 보유해야 하는 의무외화량이 줄어들면서 시중에 외화 유동성이 늘어난다.
이번 조치는 최근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자 금융기관의 달러 보유 부담을 낮추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역외 시장에서 달러당 위안화는 약 6.94위안으로 거래되는 등 지난달 말부터 6.9위안을 넘어섰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2020년 8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중앙은행이 위안화 평가절하 속도를 늦추기에 나섰고, 전문가들은 이번 인하 조치로 시중에 190억 달러 규모(약 25조 9600억원)의 달러화 유동성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외화지준율 인하는 중앙은행이 위안화 평가 절하를 지켜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신호”라고 밝혔다.
장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상당한 역풍에 직면해 있는 가운데 위안화 절하를 통해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도 제기됐지만, 이번 조치는 중국이 급격한 위안화 평가절하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고 부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다만 이번 조치가 실제로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프랜시스 청 OCBC은행 애널리스트는 “최근 금리(외화 지급준비율) 인하가 달러 공급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면서 “공급된 규모가 크지 않지만, (중앙은행이)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키 류 홍콩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전략가도 “이번 인하 규모가 예상보다 크지만, 이런 조치는 위안화 평가절하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류 전략가는 “미국과 중국 간의 통화 정책 차이, 코로나19 봉쇄정책 등 중국이 직면한 경제적인 압박을 고려하면 위안화는 추가로 약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ophis7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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