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미술, 디지털 아트와 NFT는 이미 밀접한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음악, 음원을 바탕으로 한 NFT 역시 주목 받는 분야로 부상 중이다.
모바일 기반의 웹3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을 만들고 있는 밀림엑스의 루이 황(황정환) 대표를 만났다. 황 대표는 “음악 아티스트들이 NFT 음원을 발매하고,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웹3 앱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황 대표 자신이 한 때 힙합 뮤지션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어, 인디 아티스트들의 니즈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 밀림엑스는 어떤 플랫폼인가?
뮤지션들은 자신의 음원을 NFT 형태로 업로드하고, 판매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모바일로 NFT 음원을 거래한다. 음원을 스트리밍으로 듣고 싶으면 앱에서 플레이를 하면 된다. 스트리밍 자체는 무료다. 음원 NFT를 구매하고, 매매할 때에만 지갑을 연결하면 된다. 평소에는 다른 스트리밍 앱과 동일한 기능을 한다.
– 음원 NFT는 어떻게 생각하게 됐나? 문제 의식이 뭔가?
기존 음악시장은 통계적으로 0.6% 이내의 소수 뮤지션만이 생계가 가능하다. 이들마저도 80~90% 이상의 스트리밍 수익을 플랫폼, 제작자에게 지급한다. 음원 NFT는 저작권에서 자유로운 별도의 컨텐츠로 수익의 90% 이상이 뮤지션에게 주어진다.
밀림엑스는 최초에 인디 아티스트를 타겟팅했으나, 지금은 쇼타임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추가했다. 이름이 있는 뮤지션도 음원을 NFT로 만들어 팬과 소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뮤지션의 신곡이 성공할지 실패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일단 신곡을 NFT로 만들고, 그 이후 음원에서 나오는 수익을 NFT 보유 팬들에게 3분의 1 배분하도록 스마트 컨트렉트를 짤 수 있다.
하나의 곡을 10개의 NFT로 만들어 희소성을 높이고, 그 수익을 팬들과 공유할 수도 있다. 이러한 로열티 스플릿(royalty split)은 뮤지션들과 팬들을 직접 연결해주는 기능을 한다. 중간자 없는 음악 유통을 가능하게 한다.
– 로열티 스플릿을 자세하게 말해달라
디지털 아트, 그림은 수익 구조가 간단하다. 작가가 그림을 그리면 갤러리에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 외에 수익 배분을 더 할 게 없다.
음악은 복잡하다. 작곡, 편곡, 작사, 기획사, 다른 멤버들 등 배분 구조가 다층적이다. 스마트 콘트렉트로 향후 수익을 정교하게 배분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여기에 팬들도 참여시킬 수 있다. 당사자 외에 누구도 수익 배분을 임의로 변경할 수 없고, 내역도 투명하게 공개 된다. 블록체인 기술이 이걸 가능하게 한다.
– 밀림엑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뭔가?
첫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음원 NFT 마켓 플레이스다. 둘째, 유명한 뮤지션들이 NFT를 발행하는 큐레이션 서비스다.
자체 음원 레이블도 고민하고 있다. 밀림엑스의 자체 컨텐츠 매출, 거래소를 통해 발생하는 NFT 거래 수수료, 민팅 수수료, 마케팅 패키지도 있다. 향후에는 구독료, 음원 로열티가 주수익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 팬 입장에서는 L2E(Listen to Earn)이 되는건데, 밀림엑스의 유틸리티 및 거버넌스 코인도 생각 중인가?
음악은 들어주는 사람이 많아야 의미가 있다. 더 많은 유저들을 모으기 위해 보상 시스템이 필수다. 보상은 유틸리티 토큰 형태로 주어지게 된다.
음악을 감상하고, NFT를 거래하고,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하면서 토큰 보상을 얻는 L2E 모델은 곧 백서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10월 정식 오픈하는 앱에서도 수 개월 내에 이를 구현할 예정이다.
음악을 중심으로 한 참여형 생태계를 위헤서는 코인이 필요하지만, 웹3 음원시장을 만드는 것이 먼저다.
웹2를 완전히 갈아엎자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는 생각을 한다. 부분적으로 기존 음원을 가져와야 하니까, 웹2와 겹치는 부분도 있겠지만, 팬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준다는데 의의를 두고 싶다.
– 스포티파이 등 웹2 스트리밍에 익숙한 팬들이 밀림엑스를 쓰는데 불편하지 않을까?
밀림엑스를 만들 때 웹2 고객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암호화폐, 블록체인을 잘 아는 음원 고객이 타깃이 아니었다. 밀림엑스 앱을 설치해서 써보면 통상의 스트리밍 앱이다.
음악이 좋아서, 뮤지션이 좋아서, 음원 NFT를 소장해야겠다고 마음 먹을 때부터 지갑 연동을 하게 돼 있다. 팬들은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를 전혀 몰라도 음악을 즐기고, 뮤지션과 소통할 수 있다.
NFT와 토큰은 서비스 성공과 성장을 위한 매개체로, 음악의 기본인 쉽게 음악을 올리고 쉽게 들을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뒀다.
– 개발팀을 소개해달라
밀림엑스 앱은 단 3개월만에 설계도에서 제품으로 바뀌었다. 21년 내공을 지닌 개발팀 리드가 일정부터 상세 사항, 최신 트렌드까지 반영해 전체적인 지휘를 하고 있다. 이제 5개월 째 오픈베타 런칭을 앞두고 있다. 신속한 개발과 정교한 설계가 핵심이다.
– 음원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뮤지션, 기획사와 관계가 좋아야 하지 않나?
기존 음악시장에서는 관계가 무척 중요했다. 웹3에서도 관계는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관계에서 소외된 진짜 좋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인정받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유명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밀림엑스 쇼타임에서는 뮤지션과 기획사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감사하게도 많은 아티스트들이 음악 NFT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연락도 많이 온다.
– 음악을 잘 아나?
나 자신이 ‘딴따라’였다. 학생 신분으로 힙합을 했고,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과 홍대에서 공연도 했다. 앨범도 냈다. 인디 뮤지션, 대형 기획사, 중소형 기획사 두루두로 인맥이 있다.
개인적으로 음악을 그만두고, 삼성벤처에 입사한 후 심사역으로 6년을 있었다. 대기업의 조직 관리와 스타트업 문화를 모두 체험했다. 밀림엑스를 시작하기 전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했는데, 공동 창업자에게 이관하고, 오직 밀림엑스에만 주력하고 있다.
NFT 관련 책도 썼다. <나의 첫 NFT 투자 수업>이라는 책인데, 음악과 NFT를 꼭 결합해 보고 싶다.
황 대표는 우리나라 NFT 시장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시장이 갑자기 성장했고, 기본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주목을 받다 보니, 세계적인 흐름을 읽는 힘이 약한 것 같다. 기본이 탄탄한 기술력과 컨텐츠에 대한 이해력이 있어야 세계 시장을 두드릴 수 있다. 기술력, 음악시장에 대한 이해, 블록체인 시장에 대한 이해 등 세 가지 요소를 다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밀림엑스가 한국의 대표 NFT 프로젝트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리나라 음원 시장과 뮤지션, 팬들이 루이 황 대표의 당찬 포부에 호응할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