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LCR 100% 상회로 양호한 수준 보여
#금융당국 “더 보수적으로 철저하게 관리해 달라” 강조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원·달러 환율이 연일 장중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연말까지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은행권에 보다 철저한 외화유동성 관리를 주문하고 나섰다.
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과 각사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들의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은 올해 들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외화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Liquidity Coverage Ratio by Foreign Currencies)은 잠재적인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 한 달간 예상되는 외화 유출액 대비 고유동성 자산의 비율을 말한다. 국채 등 현금화하기 쉬운 자산의 최소 의무보유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유동성 위기 발생 시 금융사가 정부 지원 없이 오래 버틸 수 있다는 의미다.
당국은 현재 LCR 규제비율을 80%로 제시하고 있는데 시중은행은 100%를 웃도는 양호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108.09%에서 올해 1분기 말 118.31%로 상승한 데 이어 2분기 말 120% 수준을 나타냈다.
이 기간 신한은행은 110.84%에서 95.43%로 떨어졌다가 6월말 기준 134.21%로 올라섰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리인상 전 유동성 확보를 위해 중장기 조달을 사전에 진행해 전 분기 대비 상승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하나은행은 109.39%에서 121.4%로 오른 데 이어 133.67%를 기록했다. 7월 기준으로는 150%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어 LCR이 증가 추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108.64%에서 올해 1분기 113.64%로 소폭 상승한 뒤 2분기 107.27%를 나타냈다. 이 기간 NH농협은행은 98.73%에서 115.42%로 오른 후 109.26% 수준을 보였다.
최근 달러값이 연신 급등하면서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보다 철저한 외화유동성 관리를 당부하는 모습이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0.3원 오른 1371.7원에 마감했다. 장 마감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1일 1379.5원 이후 13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장중에는 1375.4원까지 오르면서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09년 4월1일 1392.0원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환율은 지난 1일 하루 새 17.3원 급등하며 연고점을 넘어선 후 4거래일 연속으로 연고점을 경신하는 중이다.
이에 금감원은 전날 시중은행 관계자들을 불러 외화유동성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영주 금감원 부원장보는 “환율상승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상황은 양호한 것으로 보이나, 더욱 보수적으로 외화유동성을 관리해 달라”고 은행권에 당부했다.
이어 “현재 일부 은행이 추진 중인 보험사와의 외화증권 대차거래와 같이 유사 시 외화유동성을 조달할 수 있는 신규 수단을 적극 발굴하고, 커미티드라인 등 위기 시 신속하게 외화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를 각 은행의 사정에 맞게 선제적으로 확보해 달라”고 주문했다.
커미티드라인(Committed line)은 금융사 간 거래에서 필요 시 외화를 우선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서로 제공하기로 한 한도 내에서 상대국 통화를 인출할 수 있다.
김 부원장보는 “대내외 불안요인이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언제든지 위기상황에서 외화유동성 대응이 가능하도록 외화조달과 운용구조를 안정적으로 구축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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