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간 즉위…통합의 메시지로 국민들 단결 이끌어내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서거했다고 AP통신, BBC 등 외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96세의 영국 여왕은 이날 오후 6시 반께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임종을 맞았다고 왕실은 전했다.
여왕의 서거로 아들인 찰스 왕세자가 찰스 3세로서 왕위를 즉시 이어 받았다.
새 국왕은 성명에서 “사랑하는 어머니이자 여왕의 서거는 나와 우리 가족 모두에게 가장 큰 슬픔”이라며 “그녀의 서거는 영국 뿐만 아니라 영연방 국가들 그리고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깊게 느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의료진이 여왕의 상태를 공개한 후 찰스 왕세자를 비롯해 가족들은 속속 밸모럴성에 모여 들었다. 주치의들은 “여왕의 건강 상태가 우려된다”며 “의료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BBC는 여왕의 서거가 발표되자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여왕의 초상화를 화면에 띄우고 국가를 틀었다. 버킹엄궁은 여왕을 추모하기 위해 반기를 게양했다.
여왕은 올해 초 즉위 70주년을 맞았으며 지난해 4월 남편 필립공을 여의고 혼자가 됐다. 필립공이 세상을 떠난 뒤 여왕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식이 돌았다. 지난해 10월에는 병원에 하루 입원했으며 이후 외부 활동을 자제해왔다.
그는 1926년 4월21일 생으로 현존하는 세계 군주 중 최고령자였다.
1952년 25살의 나이에 왕위에 오른 이후 70년 동안 15명의 영국 총리가 거쳐 갔다. 이 기간 동안 냉전과 공산권 국가들의 붕괴, 유럽연합(EU) 출범과 영국 탈퇴 등 격변기를 겪었다.
여왕은 정치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으나 국가가 어려울 때마다 통합의 메시지로 국민들의 단결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왕은 예년처럼 밸모럴성에서 여름을 보냈으며 지난 6일에는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를 임명했다.
트러스 총리는 “여왕의 서거는 국가와 전 세계에 큰 충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왕의 즉위 기간 현대 영국의 토대가 만들어졌고 그의 즉위 기간에 영국이 번영했다”고 강조했다.
여왕은 또 후손들 문제로 골치를 앓기도 했다.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의 이혼은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았고 최근에는 해리 왕자가 왕실과의 불화로 직위를 내려놓고 미국으로 떠났다. 앤드루 왕자는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전하’ 호칭을 박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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