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상장사 6곳 통화 관련 파생상품 손실 공시
상장사들, 830억 손실 공시해…예상치 못한 환율 급등탓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환율이 1390원에 육박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 기업들이 연달아 파생상품 환 손실을 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6개사가 통화선도·선물, 통화옵션, 외환스왑거래 등으로 파생상품 거래 손실 발생을 공시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비에이치아이, 미래나노텍, 선익시스템, TCC스틸, 에스에이엠티, 테크윙 등 코스닥 상장사들이 주를 이뤘다.
이들 상장사가 손실을 본 금액은 830억1049만원에 달한다. 평균적으로 138억원의 손실을 입은 셈이다.
통화선도란 환 리스크를 줄이는 수단으로 사용되며 미리 정한 가격으로 미래 시점에 특정 통화를 매매하기로 하는 계약을 말한다.
수출 위주로 매출 구조를 갖고 있는 상장사들이 환율 하락에 따른 리스크를 피하고자 헤지 용도로 이용하는 계약이다.
환율이 하락하게 되면 수출기업들은 환 효과로 인해 이익이 줄어들 수 있어 하방 리스크를 제한하고자 계약을 맺게 된다.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이 1390원에 육박하며 여러 상장사들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84.2원)보다 3.4원 내린 1380.8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지난 1일부터 5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갈아 치웠다. 지난 7일의 경우 장중 1388.4원까지 치솟으며 1390원에 육박했다.
달러 가치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잭슨홀 미팅에서 인플레이션의 목표 수준 안정이 확인되기 전까지 금리인상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매파적으로 언급한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58억원의 상품 거래 손실을 공시한 테크윙의 경우 손실 주요 원인으로 환율상승으로 인한 원인을 꼽았다.
회사 측은 “평가손실은 평가시점의 환율을 기준으로 현금유출이 없는 손실”이라며 “파생상품의 미결제잔액에 대한 평가분으로, 향후 환율 변동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장사들은 자기자본의 10% 이상 파생상품 손실이 발생하면 공시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비상장사나 자기자본 10% 미만 손실은 공시되지 않아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 상장사 CFO는 “수출 금액이 크지 않으면 환 오픈을 하기도 하겠지만 수출 위주라면 헤지를 하게 된다”며 “환율이 이렇게까지 오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해 손실이 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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