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잭슨홀 연설 후 달러강세 지속
#7일 환율, 1384.2원에 마감…13년 만 최고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지난 7일 원·달러 환율이 1390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랐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잭슨홀 미팅에서 금리인상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언급한 후 달러 가치가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수급 불안에 따른 유로화 약세, 중국 경기 둔화 등 예측할 수 없는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상존하는 만큼 1400원을 돌파하는 것은 시간 문제며, 연말엔 1500원까지 갈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13일 서울 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7일 전 거래일(1371.7원)보다 12.5원 급등한 1384.2원에 마감했다. 전날 기록한 연고점을 1거래일 만에 다시 경신했는데,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38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31일(1383.5원) 이후 처음이다. 또 같은해 3월 30일(1391.5원) 이후 13년 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NH투자증권은 올해 환율 상단이 1400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이미선 빗썸 리서치센터장(전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채권전략 연구원)은 “지금 추세로 봤을 땐 상단을 1400원 이상으로 열어놔야 할 것 같다. 9월 FOMC에서 75bp를 인상할 것 같고 추가로 50bp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를 4%까지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과정에서 환율이 상승하는 쪽으로 반영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원화 약세 흐름이 미국의 긴축뿐만 아니라 에너지 수급 불안에 따른 유로화 약세, 중국 경기 둔화 리스크 등에 의해 더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긴축정책은 시장이 선(先)반영하며 방어하고 있지만, 유럽·중국 이슈는 불확실성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미선 빗썸 리서치센터장은 “러시아에서 천연가스 공급을 다시 막으며 유로화, 파운드 통화 약세에 영향을 줬다. 주요 통화가 달러 대비 약세인 상황이 다시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그렇지만 1450원까지는 가능성이 어렵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08년 금융위기 때 1500원대까지 환율이 올라갔다. 그 수준까지 100원대밖에 안 남았다. 외생변수가 커 우리가 풀 수 있는 요인이 제한적이다. 기술적으론 상단을 1400원 정도로 보고 있지만, 상단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국내 반도체산업의 위기 역시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26개월 만에 역성장(-7.8%)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이 상승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진 않지만, 달레 공세가 쉽게 꺾이진 않을 것 같다. 미 연준, 유럽, 중국 등 세 지역의 변수 외에도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산업 전망 악화도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측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단은 1350원을 고점으로 보고 있다. 지금 유럽이랑 중국 경기가 위험한데, 어떤 이벤트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럴 경우에는 상단을 위쪽으로도 좀 열어 놓을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가능성이 낮을 뿐이지 1500원까지도 늘 열려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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