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국 소비자물가(CPI) 지표 발표를 앞두고 물가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370원대로 내려섰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80.8원) 보다 7.2원 내린 1373.6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5.8원 내린 1375.0원에 개장해 장중 1372.2원까지 내려갔다. 환율이 1370원대로 내려선 것은 지난 6일(1371.7원) 이후 3거래일 만이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8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달러 가치는 하락하고 있다. 미 동부시간으로 13일 오전 2시21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장대비 0.36% 내린 107.97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지난 6일 20년 만에 110을 돌파했던 달러인덱스는 이날 장중 107.73선까지 내려갔다.
유럽중앙은행(ECB)은 8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에서 1.25%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크리스틴 리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게 유지된다며 향후 통화정책 정상화를 지속하겠다”고 발언했다. 이에 따라 유로화 12일 1 유로당 1.0129 달러에 마감하는 등 ‘1달러=1유로’인 패리티 수준을 회복했다.
투자자들은 오는 13일(현지시간) 발표되는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물가 지표 발표를 앞두고 인플레이션이 피크아웃(정점)에 달했다는 의견이 확산하고 있다. 시장은 8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 대비 8% 상승하고, 전달 대비 0.1% 하락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달러 약세로 이어졌다.
물가 상승세가 꺾이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도가 둔화될 수 있어 달러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미 연준이 오는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은 90%를 넘어서는 등 ‘자이언트 스텝’이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2일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미 연준이 이번 달 FOMC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92.0%로 나타나는 등 일주일 전 57.0%와 비교해 큰 폭으로 높아졌다.
미 증시는 3대 지수는 모두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2일(현지시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9.63포인트(0.71%) 오른 3만2381.3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3.05포인트(1.06%) 뛴 4110.41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54.10포인트(1.27%) 상승한 1만2266.41에 장을 마쳤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1.28% 오른 3.358%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36% 오른 3.575%를 기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달러화는 미 8월 물가지표 발표를 하루 앞두고 ECB 자이언트 스텝에 따른 유로화, 파운드 강세에 주요통화 대비 하락했다”며 “오늘 원달러 환율은 약달러와 위험선호 심리 회복에 하방 압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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