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 소비자물가(CPI) 지수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미 통화당국의 고강도 긴축 공포에 국채 3년물 금리가 하루 새 10bp(1bp=0.01%포인트) 넘게 뛰어 오르는 등 3.6%대로 올라섰다. 이날 국채 금리는 전구간 큰 폭 상승했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오전 11시 30분 기준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0.125%포인트 오른 연 3.661%,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75%포인트 오른 3.695%를 기록했다. 3년물이 더 큰 폭 오르면서 3년물과 10년물 금리 격차는 0.034%포인트로 전날(0.084%포인트)에서 큰 폭 좁혀졌다. 3년물의 전날 대비 상승폭은 6월 13일(0.239%포인트)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 뛰었다. 지난 8일 3.543%로 3.5%대로 내려선 후 3거래일 만에 다시 3.6%대로 올라섰다.
2년물 금리는 0.150%포인트 오른 3.690%를, 5년물은 0.112%포인트 오른 3.708%를 기록했다. 20년물은 0.033%포인트 오른 3.539%를, 30년물은 0.049%포인트 오른 3.535%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채 금리는 미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전망에 고강도 긴축 공포감을 소화하면서 큰 폭 상승(가격 하락) 출발했다. 채권 시장은 연준이 이번달 최소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 등 3연속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간 밤 발표된 미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8.3% 상승했다. 전달 기록한 8.5%보다는 상승률이 둔화된 수치이긴 하지만 시장 전망치(8.0%)를 크게 상회한 수준이다. 이로 인해 다음 주 빅스텝 가능성이 사라진 대신 1.0%포인트 인상하는 울트라 스텝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미 연준이 다음주 FOMC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이 66.0%, 1.0%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34.0%로 나타났다. CPI 발표 전인 전날 0.5%포인트 인상이 9.0%, 0.75%포인트 인상이 91.0% 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이다.
인플레 공포에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1.61% 오른 3.412%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4.75% 폭등한 3.745%를 기록해 연고점을 경신했다. 2001년 9월 5일(3.781%) 이후 2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 국채 금리와 국내 국채 금리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미 금리 상승시 국내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미 긴축 공포감에 외국인들은 이날 오전 국내 국채 선물시장에서 3년물을 5500계약 가량 순매도 했고, 10년물은 2000계약 가량 순매수했다. 이로 인해 취약한 국내 국채 시장의 수급 여건이 악화되는 등 국채선물 가격 하락(금리 상승)을 주도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로달러 선물 금리로 보면, 올해 말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예상은 4%대 중반(4.49%)까지 높아져 6월 중순 기록한 4.15%를 넘어섰고, 한국의 경우 금리 상단 기대치가 3.67%로 나타났다”며 “미국 CPI 충격으로 국내 채권 금리가 전구간 상승하는 등 채권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모습이지만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이번달 초 수준보다는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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