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도주 안 했다” 수사 협조 주장에 반박
#檢 “국외 수사기관 협조로 신병확보 절차 진행”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국산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 핵심 인물로 해외 체류 중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도주설을 부인하자, 검찰은 올해 4월 말 한국을 떠날 때부터 도주한 게 맞다고 재반박했다.
서울남부지검은 18일 권 대표와 관련해 “지난 4월 말경 싱가포르로 출국하며 코인 발행을 위해 운영하던 국내 회사를 해산했고, 5월경 가족들도 싱가포르로 출국했다”며 “그 무렵 위 회사 재무 관련 핵심 인물들도 대부분 같은 나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도주한 것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수단(단장 단성한)은 최근 서울남부지법에서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 창립 멤버인 니콜라스 플라티아스, 직원 한모씨 등 싱가포르에 체류중인 관계자 6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이어 외국인인 니콜라스 플라티아스를 제외한 5명에 대해 외교부에 여권 무효화 조치를 요청했다.
이후 싱가포르 경찰(SPF)은 1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권 대표가 현재 싱가포르에 없다며 싱가포르 국내법 및 국제적 의무 범위 내에서 한국 경찰청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대표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나는 도주 중이 아니다”라며 “우리와의 의사소통에 관심을 보이는 정부 기관에 전적으로 협력하고 있으며 숨길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권 대표가 압수수색 등 수사 과정에서 협조하지 않고, 변호인을 통해 검찰에 즉시 출석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는 등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을 우려가 있어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이라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검찰은 “현재 피의자의 소재 확인, 신병 확보를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고, 향후 국외 수사기관 등과의 협조를 통해 신속하게 실체를 밝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검찰은 테라·루나가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계약증권은 이익을 기대하고 공동사업에 금전을 투자해 그 결과에 따라 대가를 받는 형식의 증권으로, 검찰은 이들이 실제 공동사업을 수행하지도 않는 등으로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를 저지른 정황을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테라·루나 급락 사태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테라가 달러화와의 페깅(가치 고정)이 끊어지면서 테라의 가격을 지지해주던 자매 코인 루나의 가격도 연쇄 폭락한 사건이다. 한때 시가총액만 50조원이 넘어섰던 대형 코인들이 연쇄 급락하면서 국내외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테라폼랩스는 연 20%의 이율을 지급한다고 홍보해왔으나, 지난 5월 초 테라의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페깅(가치 고정) 시스템이 불안정해지자 이를 지지해주던 루나의 가격마저 급락하며 일주일 만에 시가총액의 대부분이 증발했다.
검찰은 테라·루나 폭락사태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권 대표 등을 사기·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한 뒤 지난 7월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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