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하락 출발했던 원·달러 환율이 오후 들어 반등하면서 1390원대로 올라서는 등 연고점을 또다시 경신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89.5원) 보다 4.7원 오른 1394.2원에 마감했다. 장 마감 기준으로 지난 15일 기록한 연고점(1393.7원)을 4거래일 만에 다시 넘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20일(1412.5원) 이후 13년 6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1.4원 내린 13890.0원에 개장해 1387.6원까지 내려갔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이 1391.5원에 최종 호가 됐으나 장 시작 20분 여를 앞두고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환율이 하락 출발했다.
한 언론은 이날 한국과 미국이 이번주 한미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통화스와프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늦어도 이번주 안으로 성사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이와 관련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가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락하는 듯 했던 환율은 다시 상승 전환하면서 장중 한때 1396.6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다시 올라선 것은 우리 시간으로 22일 새벽에 발표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경계감이 이어진 영향이다.
달러화는 미 연준 FOMC 경계 속 미 국채금리 상승과 연동돼 상승하며 장중 110을 다시 넘었다. 미 동부시간으로 21일 오전 2시38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장대비 0.46% 상승한 110.72에 거래중이다. 장 시작부터 110을 넘어서면서 장중 110.13~110.71선에서 움직였다.
시장에서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보다 더 매파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경계감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의 대체적인 관측은 0.75%포인트 인상이다. 21일(현지시간)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이번 회의에서 0.75%포인트 올릴 확률이 84.0%로 가장 높았다. 1.0%포인트 인상 확률은 16.0%로 나타났다. 하루 전날 1.0%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19.0%로 봤던 것보다 다소 낮아진 것이다.
미 상무부는 20일(현지시간) 8월 미 신규주택 착공건수가 전월 대비 12.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0.3%)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신규주택 착공 허가건수는 전월 대비 10.0% 감소하면서 2020년 6월 이후 최저치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4.4%) 보다는 감소폭이 확대됐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은 전날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 1년, 5년물을 각각 3.65%, 4.30%로 동결했다. 이는 미-중 금리차 확대에 따른 위안화 약세 방어가 목적이지만 위안화 약세 흐름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역외 위안화 환율은 전날 7.0304 위안으로 마감해 7위안선을 기록하고 있다.
미 증시는 3대 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313.45 포인트, 1.01% 내려간 3만706.23으로 폐장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일보다 43.96 포인트, 1.13% 밀려난 3855.93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일에 비해 109.97 포인트, 0.95% 떨어진 1만1425.05로 장을 닫았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2.13% 오른 3.569%를 기록했다. 장중 3.60%까지 올랐다. 장 마감 기준 10년물 국채금리가 3.5%를 넘어선 것은 2011년 4월 이후 11년 5개월 만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62% 상승한 3.970%까지 치솟았다. 장중에는 3.987%까지 고점을 높이면서 4%를 웃돌았다. 2007년 10월 이후 근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FOMC 경계 속 유로화와 위안화 약세 등으로 1390원 초중반대에서 마감했다”며 “유럽중앙은행(ECB), 스웨덴 등도 매파적 기조가 이어지면서 연말 기준금리 상단을 높이고 있어 외국인들의 국내증시 이탈에 따른 환율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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