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9.7원 마감…13년6개월래 첫 1400원 돌파
#1400원 돌파는 1997~8년·2008~9년에 이어 역대 세번 째
#미 올해 연말 금리 4.5% 전망에 무너진 시장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15원 넘게 뛰어 오르면서 1400원을 돌파했다. 장중에는 1410원도 넘어섰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94.2) 보다 15.5원 급등한 1409.7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것은 장 마감 기준으로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았던 2009년 3월 20일(1412.5원) 이후 13년 6개월 만이다. 역대로 봐도 1400원 돌파는 1997~1998년 외환위기, 2008~2009년 금융위기 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3.8원 오른 1398.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장 시작 직후 오름폭을 키우더니 곧바로 1400원을 넘어섰다. 이후 1413.4원까지 오르면서 점을 높였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31일(1422.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장 시작 전 정부가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놨지만 속수무책 이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환율 상승에 베팅하는 투기심리가 확대되는 추세”라며 “일방적인 쏠림에는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달러 수요자는 선매수하고 매도자는 매도를 미루는 현상들이 있다”며 “정부는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필요한 순간에는 단호하고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원칙을 엄격히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두개입성 발언에도 환율은 1400원을 넘어선 후 무섭게 치솟으며 1410원선도 무너뜨렸다.
예견됐던 수준의 금리인상에도 이날 환율이 큰 폭 오른 것은 미 연준이 11월에도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고 내년 4.75~5.0%까지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 ‘점도표’ 발표 때문이다.
미 연준은 20~2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2.25~2.5%에서 3.0~3.25%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FOMC 위원들의 금리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올해 말 금리 점도표 중간값은 4.4%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6월 3.4%보다 1.0%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또 내년말 금리 전망치도 4.6%로 6월(3.8%) 보다 0.8%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는 올해 남은 두 차례 회의 동안 최소 한 차례는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정례회의 직후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대가 달성할 때까지 긴축을 멈추지 않겠다”며 “오늘과 같은 큰 폭의 금리인상이 또 가능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0.75%포인트 정책금리 인상 결정은 예상에 부합했으나 점도표의 향후 금리전망이 매파적이었다는 인식이 커졌다. 이로 인해 미 국채 2년물 금리가 4%를 돌파하고 미 달러화도 111을 넘어서는 등 20년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점도표로 볼 때 미 연준이 앞으로도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이어가고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 증시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파월 미 연준 의장 연설 전만해도 상승세를 보였던 뉴욕 증시는 이날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장 막판 모두 급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522.45포인트(1.70%) 하락한 3만183.7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6.00포인트(1.71%) 떨어진 3789.9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4.86포인트(1.79%) 내려간 1만1220.19에 장을 닫았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연준이 연말 금리전망을 3.4%에서 4.4%로 상향하면서 위험선호 심리가 위축되면서 1400원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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