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SBF)는 최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FTX는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여전히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암호화폐 시장은 올초부터 축소되기 시작해 지난 5월 테라와 루나 사태로 겨울을 지나고 있다. 여러 기관들과 플랫폼이 파산의 길로 접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FTX는 현재 충분한 현금을 보유 중이고 유동성도 좋으며 인건비와 관리비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SBF는 “FTX가 강세장일 때도 과도하게 확장하지 않았고 대출 역시 지나치게 하지 않았다. 이것이 FTX가 경쟁력을 유지하는 주된 몇 가지 이유”라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 양호한 현금 흐름 “2년 연속, 10억 달러 매출”… 10만 달러 이상 큰손 거래 많고 선물 계약 위주
CNBC는 지난달 FTX의 2021년 매출이 10억 달러, 연간 성장률 1,000%, 순이익 3억 8,800만 달러라고 보도했다. 올해는 11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SBF는 “CNBC의 추정치가 정확한 범위 내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올해가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하반기 시장 실적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FTX는 크립토 겨울인데도 여전히 왜 강할까? 이걸 이해하려면 FTX의 거래량 대부분이 하루 거래금액 10만 달러 이상의 큰 손에게서 나오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SBF는 “소규모 양적 거래 회사, 패밀리 오피스, 전문 트레이더 등이 이런 고객인데, 상당히 성숙하고 참여도가 높은 사용자들로부터 나오는 매출”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거래소가 개인 투자자 위주고 현물 거래 중심이라는 점은 지금 같은 약세장에서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반면, FTX는 주로 선물 계약에 기반하고 있어 주요 사용자가 암호화폐 가격에 덜 민감한 편이며, 약세장임에도 안정적인 거래량을 유지하기 때문에 FTX가 약세장에서도 잘 나갈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현물 거래가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현물시장은 시장 분위기에 쉽게 영향 받는다”고 말했다.
# “낮은 인건비도 높은 수익성의 비결 중 하나”
SBF는 직원수가 적은 것도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FTX는 현재 약 35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이 숫자는 코인베이스의 10분의 1 수준이다.
기존 기업과는 달리 핀테크 기업의 인건비 비중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데, 이런 현상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더욱 뚜렷해졌다. 팬데믹 이후 은행과 디지털 산업은 인재를 찾는 경쟁이 치열해졌다.
파이낸셜 타임즈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은행 업계의 인건비는 지난해 4분기 10% 증가했다. 또한 교육이나 팀 런닝을 포함한 인적 자원 개발 비용도 추가적인 부담이 되고 있으며 시간 외 비용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년 동안 암호화폐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현재 FTX의 경쟁사인 코인베이스(Coinbase), 제미니(Gemini exchanges)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빠르게 확장할 기회를 맞이했다. 그러나 SBF는 급속한 확장이 회사의 생산성을 견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FTX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성장해 왔고 나는 단위경제에 대해 깊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 단위경제가 언제나 명확한 수익 모델을 가진 경제 추정방식이 될 순 없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단위(unit)경제는 ‘직원수를 늘리면 매출도 따라 증가한다’는 논리를 가리킴)
그는 회사가 고속으로 확장되면 부서간 조율이 어려워지고 직원수 증가로 책임 소재가 흐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직원이 200명에서 2,000명으로 늘어나면 회사의 생산성이 10배 늘어나야 되지만, 심지어 두 배조차 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대다수 동종 업계보다 직원을 훨씬 적게 고용함으로써 비용을 통제 범위 내에서 유지한다”고 밝혔다.
# “업계 이익 우선할 것”
FTX는 올해에만 굿럭게임즈(Good Luck Games), 캐나다 거래소 비트보(Bitvo), 일본 거래소 리퀴드(Liquid)를 인수했고, 2억 4000만 달러의 지분 전환 가능 대출을 블록파이(BlockFi)에 제공했으며, 가장 최근에는 스카이브릿지 캐피털(Skybridge Capital) 지분 30% 인수 등 여러 건의 인수를 진행했다.
FTX는 보유 현금의 절반을 암호화폐 기업 인수나 구제성 지원에 사용했는데 조건에 맞는 거래가 계속된다면 FTX는 계속 인수할 예정이다. SBF는 보이저디지털의 인수에도 적극적이다.
워런 버핏과 자신이 비교되는 점에 대해 SBF는 “버핏이 자본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기업을 조사하고 그 기업에 투자해 수익을 내고 있는데, 이 점만 놓고 보면 우리 둘은 같다. 그러나 나는 생태계 시스템과 사용자를 지원한다는 또 다른 투자 전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일부 거래는 손실을 입을 수도 있지만 그것이 전체 생태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손실된 돈은 이익으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