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달러/원 환율이 1400원을 넘고, 달러/엔 환율도 140엔을 넘어서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달러 강세가 몰고 온 폭풍은 당분간 계속될 듯한데요. 그 해법으로 자주 거론되는 것이 한-미 통화스왑입니다. 한국은행과 연준 사이에 돈을 서로 바꾸는 협정이죠.
1997년,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통화스왑이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좀 다릅니다.
# 유동성이 아니라 인플레가 문제
우선 미국이 통화스왑을 별로 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지금 강달러는 이머징 마켓 등 다른 나라가 잘못해서, 유동성 위기에 빠져서라기 보다는 미국이 인플레를 잡으려고 일부러 만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두 차례 위기는 미국 밖의 문제였죠. 당시 우리나라는 환율을 잡으려고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팔아서, 그 달러로 외환시장에 개입했습니다. 미국 국채를 팔면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합니다.(채권 가격 하락)
미국 입장에서도 이건 좋지 않았죠. 미국 금리가 올라가면 미국 정부의 이자 부담도 올라가니까요. 그래서 연준이 우리나라와 통화스왑을 하고, “한국이 들고 있는 미국 국채를 팔 필요가 없게” 만든 겁니다. 한국과 미국 양쪽 모두 이익이죠.
# 연준은 국채 수익률 상승 원해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미국 안의 문제가 있습니다. 물가죠. 연준은 치솟는 물가를 잡으려고 기준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기를 원합니다. 따라서 한국과 통화스왑을 해야 할 이유가 없는 거죠.
일본이 엔화 약세를 막으려고 이번주 들어 시장 개입 얘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체급이 다릅니다. 외환시장에 일본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은 거의 핵폭탄 수준입니다.
미국 국채 시장은 일본이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팔아서 그 달러로 엔화를 받칠까 봐 우려합니다. 그러면 이미 상승 기류를 타고 있는 미국 국채 수익률이 더 빠르게 상승할테니까요.
# FIMA
블룸버그는 23일자 기사에서 FIMA(Foreign and International Monetary Authorities)라는 제도가 있다는 것을 상기 시켰습니다.
FIMA는 해외 중앙은행 등 핵심 기관투자자들이 연준과 직접 리포(repo) 거래를 하는 것입니다. 일본 중앙은행이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팔지 않고, 연준에 담보로 제공합니다. 그러면 연준이 달러를 줍니다. 일정 기간 후에 담보 국채를 일본 중앙은행에 되돌려 주고, 달러를 회수합니다.
우리나라 한국은행도 FIMA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통화스왑 없이도, 미국 국채를 팔지 않고도, 달러 유동성을 확보할 길이 있다는 겁니다.
물론 FIMA는 통화스왑보다 훨씬 기간이 짧습니다.
# 각자도생…자기 앞 길은 자기가 알아서
미국 국채 수익률은 2년물이 4.1%를 넘어섰죠. 연준이 바라는 바 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환율이 올라서 골치이지만, 연준은 이걸 자신의 문제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국과 일본 중앙은행이 원화와 엔화 안정을 원한다면 FIMA 같은 것 쓰면 된다는 입장입니다.
정리하면 연준은 다른 나라들, 즉, 이머징 국가, 일본, 유럽 등의 환율이 널뛰기를 하는 것을 과거 위기 상황과 달리 중요한 위험 요소로 보지 않습니다. 물가 잡는 것이 먼저니까요.
각 나라의 환율은 스스로 해결하라는 겁니다. 연준을 따라 금리를 올리건, FIMA 같은 장치를 이용하건, 각자도생하라는 겁니다.
“이 XX들 통화스왑 좀 해주지”라고 욕해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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