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탈중앙성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나카모토 계수(Nakamoto Coefficient)라는 것이 있습니다.
2017년 르랜드 리, 발라지 스리니바산이 제안한 것으로 채굴자, 사용자, 개발자, 거래소, 노드, 코인 보유자 등을 감안해 만든 것입니다.
# 나카모토 계수
나카모토 계수가 높을수록 탈중앙성이 높다고 판단합니다. 즉, 나카모토 계수가 높아야 특정 세력이 네트워크를 장악하기가 어렵습니다.
단적으로 전통적인 작업증명(PoW) 합의 알고리즘에서는 채굴자의 51%를 장악하면 블록체인을 공격할 수 있고, 이중지불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코인 하나를 두 번 결제에 쓸 수 있는 거죠.
주요 네트워크의 나카모토 계수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 계수를 계산한 카일 사마니는 멀티코인 캐피탈의 공동 창립자인데요. 사마니는 솔라나 코인을 보유 중입니다. 솔라나는 이더리움과 경쟁 관계라는 것을 감안하고 계산을 보시죠.
이더리움(PoS) 2
폴리곤 4
코스모스 7
솔라나 30
아발란체 31
이더리움의 나카모토 계수가 다른 네트워크보다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탈중앙성이 떨어지다는 거죠.
# 머지 업그레이드, 탈중앙성 강화?
이더리움 머지 업그레이드 이후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나카모토 계수는 어떻게 됐을까요? 탈중앙이 강화되고, 해킹 공격에 대한 방어력이 커졌을까요?
아발란체 블록체인 창시자이자 전 코넬 대학 교수인 에민 균 서러는 이더 머지 이후 탈중앙성이 오히려 약해졌다고 지적합니다. 아발란체 역시 이더리움의 경쟁자죠.
“모든 작업증명(PoS) 프로토콜은, 이더리움을 포함해서, 34%만 장악하면 된다. 이더리움 프로토콜 공격 한계점은 33% 보다 낮을 것 같다.”
Are you using "51%" metaphorically? All it takes to attack almost every PoS protocol is just 34%.
— Emin Gün Sirer🔺 (@el33th4xor) September 3, 2020
# 부테린 “현실적으로 공격 불가능”
이더리움 진영을 펄쩍 뜁니다. 이더리움 재단의 연구원 알렉스 스토크는 “33% 또는 34% 공격은 이론적인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더리움 커뮤니티가 지리적으로 얼마나 분산돼 있는지를 감안하면 현실성이 없는 생각”이라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비탈릭 부테린도 “공격자는 자칫 스테이킹한 코인 전체를 상실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위험을 감수할 공격자가 있을까요?
스토크의 계산에 따르면 이더리움 프로그램을 바꾸고, 블록체인을 장악할 수 있는 공격 한계점은 검증자의 66%를 장악하는 것입니다. 통상적인 51% 공격보다도 훨씬 어렵습니다.
현실은 어떨까요?
# 이더 스테이킹 집중화와 증권성 논란
이더리움 스테이킹 물량의 43%는 단 두 곳에 집중돼 있습니다. 리도 프로토콜과 코인베이스.
르랜드 리에 따르면 머지 업그레이드 이전에는 34% 검증자를 장악하기 위해서 3~5개 채굴자 풀을 규합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단 두 곳만 힘을 합치면 ‘이론적인’ 공격 한계선 34%를 훌쩍 뛰어 넘게 됩니다.
르랜드 리는 “이더리움이 머지 이전보다 훨씬 더 중앙화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더리움의 중앙화 논란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제 이슈와 맞물려 있습니다. 2018년에 SEC는 “이더리움은 증권이 아니다”고 했습니다. 탈중앙화 돼 있으니까요. 지금은 얘기가 드릅니다.
개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PoS 코인과 PoS 서비스도 증권성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더리움 코인의 증권성 검증은 코인 투자자와 사용자에게 상당한 부담이 됩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 위에는 거의 3500 개 앱이 있습니다. 사용자는 수 백 만 명에 달합니다. 앱 서비스 전체가 ‘증권 서비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 이더 머지가 끝이 아니다
나카모토 계수는 탈중앙성을 판단하는 여러 지표 중 하나입니다. 르랜드 리는 이더리움 트랜젝션의 42%가 두 개의 큰 검증자(리도, 코인베이스)에 의해 처리되는 것을 우려합니다. 머지 업그레이드 이전에는 두 개의 채권 풀이 43%를 처리했습니다.
물론 리도는 그 자체가 탈중앙 조직입니다. 그러나 이더리움의 중앙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머지 이후의 추가 업그레이드가 이뤄져야만 합니다.
듀크 대학의 재무학 교수 캠벨 하비는 “이더리움의 PoS 시스템 자체가 약점이 될 수 있다. 트랜젝션을 모아서 처리하는 빌더(Builder)가 집중화 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더리움의 빌더 문제는 향후 업그레이드에서도 계속 논란이 될 전망입니다.
드랜드 리는 “(크립토) 세상이 PoS 이후에 더 복잡해졌다. 나카모토 계수가 얼마인지 측정하는 것이 과거에는 더 쉬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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