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0원 가까이 빠지면서 1420원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저치까지 내려갔던 영국 파운드화 낙폭이 줄어드는 등 영국 금융시장이 안정을 보인 영향이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31.3원) 보다 9.8원 내린 1421.5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3.3원 내린 1428.0원에 출발했다. 장 초반 1431.9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내림세로 전환하면서 전날과 비슷한 수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오후 들어 다시 하락폭이 커지면서 10원 가까이 하락하는 등 전날 상승분 일부를 되돌렸다.
개장 전 114를 넘어서며 20년래 가장 큰 폭으로 뛴 달러인덱스가 다시 113선으로 내려가면서 위안화를 비롯한 아시아권 통화 약세 흐름이 되돌려 진 영향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26일(현지시간) 전장대비 0.99% 상승한 114.085에 마감했다. 이는 2002년 이후 20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인덱스는 장 시작 직후 다시 하락 전환하면서 미 동부시간으로 오전 2시39분 현재 113.47선에서 거래중이다.
영국 정부의 감세안 발표로 인해 고물가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전날 큰 폭 하락했다. 26일 달러 대비 파운드 가치는 0.25% 떨어진 1.0764 달러에 마감했다. 파운드화가 1.08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85년 3월 8일(1.064 달러) 이후 64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장중에는 1.0384 달러까지 내려가는 등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파운드화는 다시 소폭 반등하면서 한국 시간으로 오후 3시 40분 현재 1.0807선에서 거래중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다음 회의에서도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고 내년에도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 연준 의원들의 고강도 긴축 관련 발언에 주목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26일 보스턴 광역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경제가 둔화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렇게 될 때까지 모든 방향에서 시장에 많은 변동성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증시는 급락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329.60포인트(1.11%) 하락한 2만9260.8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8.19포인트(1.03%) 하락한 3655.0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5.00포인트(0.60%) 내린 1만802.92에 장을 닫았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4.59% 상승한 3.910%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1.87% 상승한 4.332%로 치솟았다. 2007년 8월 14일(4.359%) 이후 15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파운드화 낙폭이 줄어들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 크다”며 “영국 국채 금리가 투매에 가까울 정도로 급등했다가 오늘 상승 출발하는 등 최근 이틀과 달리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이면서 원화 안정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숨고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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