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암호화폐가 세상에 나온 후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이 실험되고 있습니다. 가상 세계와 실물 세계를 연결하려는 시도도 그 중 하나입니다. 블록미디어는 실물자산 토큰화 프로젝트인 엘리시아 리서치팀과 공동으로 기획 시리즈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가상자산 기술이 실물 자산을 어떻게 토큰화할 수 있는지 실제 사례와 제도적인 문제들을 점검해봤습니다. 시리즈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실물자산 토큰이란 무엇인가?
2. 실물자산 토큰의 과제 : 법/세금, 오라클 이슈, 어떤 문제를 고려해야 하는가?
3. 실물자산 토큰 시나리오 및 해외 사례들
실물자산 토큰의 가능성을 제시해드립니다.
큰 잠재력을 가진 가상자산 시장
[블록미디어 엘리시아] 가상자산의 근간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다주는 가장 큰 장점은 제3자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산의 소유를 증명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은행과 같은 중간자가 없이도, 금융 업무를 볼 수 있죠. 또한, 블록체인 기술은 기존 시스템 대비 위변조가 어렵습니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중앙 서버에서만 모든 정보를 저장하고 있어 중앙 서버가 해킹되면 위변조가 가능했지만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는 네트워크 내의 참여자 모두가 정보 및 가치의 이동을 기록, 검증, 보관하기 때문에 수많은 참여자의 네트워크를 해킹해야만 위변조가 가능합니다.
이러한 장점에 힘입어 가상자산 시장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군 중 하나가 되었으며, 현재는 1,300조원 가량의 큰 시장 규모를 가진 산업이 되었습니다.
가상자산 시장의 위험성
테라폼랩스에서 개발한 루나(LUNA) 코인과 테라(UST) 코인은 별도의 담보물 없이 알고리즘으로 공급과 수요를 조절해 가격 안정성을 유지하는 알고리즘 코인입니다. 루나는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 순위 10위권 이내에 위치한 메이저 코인이었습니다.
하지만 2022년 5월 경, 루나와 테라의 구조적 결함으로 알고리즘이 깨지면서 루나의 가격이 폭락하기 시작했고 하락은 일주일간 지속되었습니다. 루나는 일주일만에 무려 -99.99% 하락하면서 프로젝트가 붕괴하였고, 메이저 코인 중 하나였던 루나의 붕괴는 가상자산 시장에 큰 충격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루나 코인과 관련된 많은 스타트업과 투자회사들이 문을 닫거나 방향을 틀게 되었으며, 큰 의심 없이 장밋빛 전망을 그리던 사람들도 가상자산의 리스크와 실체, 본질적인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렇듯 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은 폭발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반대로 큰 리스크도 지니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안정적인 가치를 갖는 가상자산을 찾기 시작했고, 대표적으로 현실의 실물자산과 연계되는 프로젝트에 많은 관심이 모였습니다.
RWA(Real-World Asset) 토큰이란?
이러한 흐름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바로 RWA 토큰(실물자산 토큰)입니다. RWA 토큰은 한마디로 실물자산(부동산, 미술품, 와인, 명품 등)을 기반으로 하는 토큰입니다.
실물자산이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활용되기 위해서는 우선 토큰화 과정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토큰화란 실물자산과 그와 관련된 계약 정보들을 블록체인 상에 기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토큰화된 자산은 비로소 블록체인에서 거래 가능한 대상이 되며 이 때 이 토큰을 RWA 토큰이라 합니다.
RWA 토큰은 실물 자산의 소유권, 교환권, 수익 증권, 채권 등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자주 언급되었던 STO(증권형 토큰)도 RWA 토큰의 일부라 할 수 있습니다. STO는 회사, 부동산, 미술품, 주식 등 전통자산의 지분을 기반으로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것입니다. RWA 토큰은 이런 증권형 토큰은 물론 실물자산과 관련된 다양한 권리도 포함되는 더 포괄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와인에 대한 교환권, 숙박 시설 이용권, 예술 작품의 저작권, 중고 명품의 소유권 등을 기반으로 RWA 토큰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RWA 토큰이 왜 필요할까?
RWA 토큰은 가상자산과 실물자산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먼저, RWA 토큰은 실물 자산을 기반으로 발행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내재 가치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기존 대부분의 가상자산과 달리 최소한의 가치가 보장될 수 있습니다. 또한 토큰에 연결된 실물자산의 가치가 명확하기 때문에 토큰의 가치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토큰의 가치가 명확하게 평가될 수 있기 때문에 가치 판단에 따라 합리적인 투자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둘째, RWA 토큰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미리 설계된 방식으로 거래할 수 있습니다. 작성된 코드에 따라 거래가 필연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거래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을 신뢰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거래 내역을 누구나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투명한 거래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RWA 토큰과 컨트랙트를 활용하게 된다면, 흔히 발생하는 부동산 관련 사기 같은 불미스러운 일들도 예방할 수 있게 됩니다.
셋째, RWA 토큰은 실물자산의 유동성 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현실의 자산들은 자산 유동화가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RWA 토큰으로 만들면 전통자산 금융은 물론 가상자산 금융도 활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더욱 더 다양한 유동화 방법을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 물류 등을 담보로 발행한 RWA 토큰으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가상자산을 대출받을 수도 있고, 미술품을 기반으로 발행한 RWA 토큰을 조각 형태로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넷째, 중앙 기관이 존재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거래 방식이 보다 자유롭습니다. RWA 토큰은 블록체인 상에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형태와 방식도 전통 시스템보다 자유롭기 때문에 더욱 다양한 상품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위 내용과 같이 RWA 토큰은 가상자산과 실물자산을 연결하여 기존 시장이 가졌던 다양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RWA 토큰이 되기 위한 조건
하지만 이런 RWA 토큰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첫째, RWA 토큰은 기반이 되는 자산의 권리를 대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 매매 계약서를 단순히 토큰에 기록했다고 하더라도 이 토큰을 남에게 준 것만으로 부동산 소유권이 이전될 수는 없습니다. 한국을 기준으로 부동산을 거래하고 나면 반드시 신고를 해야하고 등기 처리가 완료되어야 합니다.
이 토큰이 진정한 RWA 토큰이 되기 위해서는 토큰이 전송된 것 만으로도 위 과정이 대변될 수 있어야 합니다. 미술품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본 미술품이 따로 존재한다면 아무리 그 작품의 이미지를 토큰에 담아둔다 하더라도 추후 원본 작품의 소유권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논리적”으로나 또는 “법적”으로 RWA 토큰이 해당 자산의 권리를 대변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합니다.
둘째, RWA 토큰에 기록된 정보가 정확해야 합니다. 현실 데이터는 일단 블록체인에 정확히 기록되기만 하면 문제없이 거래와 교환이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최초 블록체인 상에 기록하는 과정에서 부정확하게 기록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잘못 기록된 정보는 이후 수정이 매우 어렵고 이 토큰으로 행해지는 모든 거래들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억원 가치의 미술품이 실수로 3억원으로 기록된 RWA 토큰이 만들어졌습니다. 누군가가 이를 담보로 디파이에서 3억원의 돈을 빌린다면 해당 디파이는 실제 담보 가치보다 더 큰 돈을 빌려주게 된 것이고 이는 추후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실수이거나 또는 고의적으로 악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RWA 토큰에 정확한 정보가 기록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거나 정확한 정보가 기록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검증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RWA 토큰 내 정보가 실물자산과 동기화 되어야 합니다. 현실의 자산들은 시간에 따라 언제든 달라질 수 있으며 변경된 정보는 RWA 토큰에도 충분히 반영되어야 합니다. 이는 실물자산이 소멸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미 현실의 자산은 없어졌는데 RWA 토큰만 남아 가상자산 금융에서 활용된다면 이는 다른 문제를 발생 시킬 것입니다.
디파이의 청산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의 일반적인 토큰은 소각을 시키거나 마켓에서 자동으로 판매되는 것으로 담보를 청산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RWA 토큰은 실물자산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토큰을 소각시키더라도 실물자산의 처분 여부를 고려해야 합니다.
RWA 토큰의 리스크는?
위 조건에서 언급했듯이 RWA 토큰은 현실에 존재하는 자산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현실의 법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을 토큰화했다면 부동산과 관련된 현실의 법을 준수해야 합니다. 이는 다시 말하면, 현실의 법률과 상황이 RWA 토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 최근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는 대부분의 토큰에 대해서 증권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법률에 대해서 논의가 되고 있습니다. 이 결과에 따라서 RWA 토큰의 방향성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한 때, STO 컨셉도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증권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어려운 과제에 부딪혀 침체기를 겪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최근 RWA 토큰 프로젝트들은 이런 법률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는 분명 잘 참고하여 더욱 발전시킬 만한 부분들도 있습니다. 다만 아직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에 대한 법률은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점을 상시 염두해야 하며 이를 유연하게 기술에 반영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합니다.
이 글을 정리하며
블록체인은 가치를 저장하고 교환하며 이 과정을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신뢰 관계망을 형성합니다. 지금까지는 단순한 코인의 형태로 그 가치를 표현해 왔으며, 실물자산과 연동하려는 시도는 난이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주목을 많이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루나 사태 등 여러 사건 이후 많은 사람들이 가상자산 가치의 근원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고 결국 블록체인과 실물자산을 연결하는 것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실물자산이 블록체인에 연결될 수 있다면 우리는 더욱 다양한 형태의 선택지를 갖게 될 것입니다.
이번에는 RWA 토큰의 전반적인 내용을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RWA 토큰의 필요성과 가치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많이 남아있습니다. RWA 토큰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분야이지만 큰 잠재력을 가진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RWA 토큰 분야가 가상자산의 도약을 이끌어갈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을까요? RWA 토큰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면 새로운 변화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시리즈에서는 RWA 토큰에 대해 조금 더 세부적인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엘리시아(ELYSIA) 리서치팀
엘리시아 리서치팀은 실물자산 토큰화를 주제로 2018년부터 연구를 계속해오고 있다. 엘리시아는 실물자산을 토큰으로 만들어 블록체인과 연결하는 프로젝트이며, 엘리파이는 실물자산을 기반으로 한 디파이 프로토콜이다. 엘리시아 프로젝트는 서울대학교 출신의 개발자들이 모여 시작되었다. 한국, 미국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 현재는 빗썸, 고팍스, MEXC 등 글로벌 거래소에 상장한 대표적인 실물자산 토큰화 프로젝트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