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20원 가까이 뛰면서 1440원도 돌파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1시42분 현재 전 거래일(1421.5원) 보다 17.7원 오른 1438.2원에 거래중이다.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4.0원 오른 1425.5원에 출발했다. 오전 10시 52분께 1435원을 넘어서며 연고점을 경신하더니 상승폭을 높이며 1440.1원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 26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1435.4원)을 2거래일 만에 다시 넘어선 것이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13년 6개월래 가장 높은 수치다.
환율이 급등하며 연고점을 넘어선 것은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장중 위안화 가치가 급락한 영향이다. 여기에 외국인 매도세에 국내 코스피가 장중 2200선이 붕괴되면서 환율 하락폭을 더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홍콩 역외시장에서 위안화는 한국시간으로 11시 20분 현재 달러당 7.2 위안을 돌파해 7.22 위안선에서 거래중이다. 달러·위안 환율 상승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것을 뜻한다. 이로 인해 원화 가치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28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화의 달러 대비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0385위안(0.54%) 올린(위안화 가치는 하락) 7.1107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지난 2020년 6월 2일 이후 최저치다.
장 초반 주춤했던 달러 가치도 오르고 있다. 미 동부시간으로 27일 오후 10시 22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장대비 0.49% 상승한 114.67선에서 거래중이다. 이는 2002년 이후 20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도 1.07선 아래로 내려가는 등 더 큰 폭 하락중이다. 달러 대비 파운드화는 0.62% 떨어진 1.066 달러선에서 거래중이다. 1985년 3월 8일(1.064 달러) 이후 37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파운드화 폭락에 영국은행(BOE)이 대규모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등 시장개입에 나섰지만, 시장에서는 파운드화가 패리티(등가) 수준까지 급락할 것이란 전망이 늘고 있다.
간 밤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에서 2건의 가스 누출이 발생했고, 전날에도 ‘노르트스트림-2’에서 가스가 누출됐다. 이로 인해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한 때 10%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유럽과 미국과의 천연가스 가격 차이가 커지면서 유로화 약세를 더 키우고 있다.
간 밤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미 상무부는 27일(현지시간) 8월 미 내구재 수주는 전월대비 0.2% 감소한 2727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0.3~0.5% 감소) 보다 덜 줄어든 것이다.
9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108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104.6)와 전월(103.6)을 모두 상회했다. 8월 신규주택 판매 역시 전월대비 28.8% 급등해 예상치(-2.2%)를 큰 폭 상회했다. 이는 미 국채금리 상승으로 연장돼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뉴욕 증시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125.82포인트(0.43%) 하락한 2만9134.9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7.75포인트(0.21%) 하락한 3647.29에 마감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58포인트(0.25%) 오른 1만829.50로 장을 마감했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53% 상승한 3.949%를 기록하는 등 4%대에 육박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1.33% 하락한 4.287%를 기록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유럽 가스공급 문제에 따른 유로화 약세와 중국 위안화 약세, 견고한 미국 경제지표 속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연준을 반영해 장 초반부터 상승세를 보이면서 1440원도 돌파했다”며 “유럽에 대한 러시아산 가스 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유로화 약세 베팅은 지속될 가능성 높아 달러 강세로 인해 환율 상승 압력이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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