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주가 반등 효과 어려워, 저점 형성 기대”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코스피가 2200선이 붕괴되며 2년2개월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는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이 뒤늦게 증권시장안정펀드 재가동을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증안펀드의 규모를 감안할 때, 극적인 주가 반등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특성상 지수의 저점을 형성할 수 있으며 숏커버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는 증안펀드 재가동에 나섰다. 전날 장 마감 직후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감독원과 함께 ‘금융시장 합동점검회의’를 열고,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 현황을 재점검하고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김 부위원장은 “증권시장안정펀드 재가동 등 금융시장 변동성 완화조치를 적기에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 증안펀드 재가동 관련, 증권유관기관 등 출자기관과 이미 실무협의에 착수한 상황이다.
증안펀드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더믹으로 국내증시가 급락할 당시 정부가 시장 안정화를 위해 도입을 추진한 바 있다. 산업은행, 5대 금융지주 등 23개 금융기관과 증권유관기관이 출자해 총 10조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실제 집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4월 증시가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자금 투입의 필요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약 2년 6개월만에 다시 증안펀드가 가동되는 것은 최근 패닉셀 장세가 연출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현재 국내증시는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외국인 이탈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말 최종금리 전망을 인상했고, 여기에 다양한 경기침체 우려 요인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코스피가 2200선이 붕괴되며 2년2개월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고, 코스닥은 지난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나오고 있으며 기관들의 동반 매도가 강해지고 있다. 이달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5160억원 순매도했고, 기관은 9795억원 팔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9월 FOMC 이후 투심이 많이 망가진 상태라, 어떤 재료들인지 악재들을 확대해석하는 분위기”라며 “지금은 비이성적인 패닉셀링 장세”라고 판단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증안펀드의 실효성이 없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증시 하락의 폭을 줄일 수는 있으나 반등으로 이어지진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990년 약 40% 증시가 급락하자 당국은 증시안정기금을 조성했고, 이후 23% 반등했다.
또 만약 이번 증안펀드의 규모가 지난 2020년과 동일할 경우,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체 코스피 시장의 시가총액 1%도 안되는 기금으로 시장을 받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날 기준 코스피 시장의 시가총액은 1709조원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총의 1%도 안되는 수준의 자금으로 주가의 상승 반전을 이룰 수 없다”면서 “이미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이 이뤄지고 있어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저점을 형성하는데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증안펀드는 코스피200 등 인덱스 상품에 주로 투자가 이뤄진다. 또 주가 안정 후 공매도 숏커버링 등을 통한 개별종목의 상승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증안펀드의 목적이 조성된 금액으로 국내 증시를 끌어올리는 것이 아닌 안정화시키는 것에 있기에 한번에 큰 금액을 집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공매도가 많은 종목들은 증안펀드의 집행으로 주가가 오르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의 숏 커버가 발생, 추가적으로 더 상승의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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