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검 “도망 중 피의자 주장엔 대응 안 해”
테라폼랩스 측 WSJ 통해 “불공정 수사” 주장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국산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은 29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과잉수사’ 주장에 대해 “피의자가 조속히 검찰에 출석하여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밝히고 조사에 응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응수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도망 중인 피의자의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것이 검찰의 기본 입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테라폼랩스 측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루나) 사건이 고도로 정치화됐으며 한국 검찰의 행동은 불공평하다. 한국 검사들이 불공정한 수사로 한국 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검찰이 과잉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테라폼랩스 측은 권 대표의 행방에 대해서도 “권씨와 그의 가족을 향한 신체적 위협 때문에 그의 위치 문제는 사적인 일로 취급돼 왔다”며 “한국과 싱가포르에 있는 그의 자택에 주거 침입을 시도한 적이 있다”면서 함구했다.
앞서 권 대표는 지난 27일 트위터에 “나는 숨으려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는다”며 “내가 산책도 하고 쇼핑몰도 다니는 지난 몇 주간 누구도 마주친 적 없다”면서 도주설을 부인한 바 있다.
테라·루나 사태를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수단(단장 단성한)은 권 대표 등 관계자 6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권 대표 소유로 추정되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388억원을 동결했다.
외국인인 니콜라스 플라티아스를 제외한 5명에 대해 외교부에 여권 무효화 조치를 요청하고, 해외 체류 중인 권 대표의 신병 확보를 위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도 발령했다.
테라·루나 급락 사태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테라가 달러화와의 페깅(가치 고정)이 끊어지면서 테라의 가격을 지지해주던 자매 코인 루나의 가격도 연쇄 폭락한 사건이다. 한때 시가총액만 50조원이 넘어섰던 대형 코인들이 연쇄 급락하면서 국내외 수많은 피해자가 발생했다.
검찰은 테라·루나 폭락사태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권 대표 등을 사기·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한 뒤 지난 7월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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