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국정감사에서 연준의 FIMA(Foreign and International Monetary Authorities) 활용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블록미디어는 지난 9월 23일 관련 기사를 게재했는데요. 이 총재의 국회 발언과 관련 기사를 다시 게재합니다.
이창용 “연준 FIMA, 필요하면 활용…아직 시급하지 않아”
[서울=뉴시스] 류난영 남정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7일 유사시 국내에 달러를 공급하기 위한 안전장치인 ‘피마 레포(FIMA Repo) 제도’에 대해 “필요하면 나중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피마를 활용할 계획이냐”는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피마는 좋은 아이디어 이지만 우리 상황이 그리 시급하거나 하지는 않다”며 이 같이 밝혔다.
‘피마 레포 제도’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른 나라 중앙은행이 보유한 미 국채를 환매 조건부로 매입하는 제도다.
달러 유동성이 부족할 때 한은이 외환보유액으로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를 담보로 제공해 이를 팔지 않고 달러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과 600억 달러 한도의 계약을 체결한 후 한 번도 활용되지 않았다. 주로 신흥국들이 활용하는 방식이라 활용 시 오히려 금융시장을 더 불안하게 만들고 역효과가 날 수 있는 등 ‘주홍글씨’가 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를 당분간 0.25%포인트씩 올린다”고 한 ‘포워드 가이던스'(사전예고 지침)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 발언했을 때 9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결정을 봐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말했는데 그것을 같이 보고 판단해 달라”며 “미 연준이 최종 금리를 0.5%포인트 정도만 더 올릴 것으로 생각했는데 1.0%포인트나 올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앞서 지난 7월 금통위 이후 “당분간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하는 점진적 인상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자 “0.25%포인트 인상은 전제조건 이었다”며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가능하다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를 따라갈 수 있냐는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며 “우리가 미국의 빅스텝을 보는 이유는 물가와 외환시장에 주는 금융시장 안정 효과를 보는 것이지 기계적으로 금리차를 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어 “우리나라와 미국이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맞는 통화정책을 해야한다는 것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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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안정에 통화스왑이 답인가? “미국이 원하지 않아”(ft. FIMA)
[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달러/원 환율이 1400원을 넘고, 달러/엔 환율도 140엔을 넘어서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달러 강세가 몰고 온 폭풍은 당분간 계속될 듯한데요. 그 해법으로 자주 거론되는 것이 한-미 통화스왑입니다. 한국은행과 연준 사이에 돈을 서로 바꾸는 협정이죠.
1997년,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통화스왑이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좀 다릅니다.
# 유동성이 아니라 인플레가 문제
우선 미국이 통화스왑을 별로 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지금 강달러는 이머징 마켓 등 다른 나라가 잘못해서, 유동성 위기에 빠져서라기 보다는 미국이 인플레를 잡으려고 일부러 만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두 차례 위기는 미국 밖의 문제였죠. 당시 우리나라는 환율을 잡으려고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팔아서, 그 달러로 외환시장에 개입했습니다. 미국 국채를 팔면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합니다.(채권 가격 하락)
미국 입장에서도 이건 좋지 않았죠. 미국 금리가 올라가면 미국 정부의 이자 부담도 올라가니까요. 그래서 연준이 우리나라와 통화스왑을 하고, “한국이 들고 있는 미국 국채를 팔 필요가 없게” 만든 겁니다. 한국과 미국 양쪽 모두 이익이죠.
# 연준은 국채 수익률 상승 원해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미국 안의 문제가 있습니다. 물가죠. 연준은 치솟는 물가를 잡으려고 기준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기를 원합니다. 따라서 한국과 통화스왑을 해야 할 이유가 없는 거죠.
일본이 엔화 약세를 막으려고 이번주 들어 시장 개입 얘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체급이 다릅니다. 외환시장에 일본 중앙은행의 시장 개입은 거의 핵폭탄 수준입니다.
미국 국채 시장은 일본이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팔아서 그 달러로 엔화를 받칠까 봐 우려합니다. 그러면 이미 상승 기류를 타고 있는 미국 국채 수익률이 더 빠르게 상승할테니까요.
# FIMA
블룸버그는 23일자 기사에서 FIMA(Foreign and International Monetary Authorities)라는 제도가 있다는 것을 상기 시켰습니다.
FIMA는 해외 중앙은행 등 핵심 기관투자자들이 연준과 직접 리포(repo) 거래를 하는 것입니다. 일본 중앙은행이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팔지 않고, 연준에 담보로 제공합니다. 그러면 연준이 달러를 줍니다. 일정 기간 후에 담보 국채를 일본 중앙은행에 되돌려 주고, 달러를 회수합니다.
우리나라 한국은행도 FIMA를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통화스왑 없이도, 미국 국채를 팔지 않고도, 달러 유동성을 확보할 길이 있다는 겁니다.
물론 FIMA는 통화스왑보다 훨씬 기간이 짧습니다.
# 각자도생…자기 앞 길은 자기가 알아서
미국 국채 수익률은 2년물이 4.1%를 넘어섰죠. 연준이 바라는 바 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환율이 올라서 골치이지만, 연준은 이걸 자신의 문제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국과 일본 중앙은행이 원화와 엔화 안정을 원한다면 FIMA 같은 것 쓰면 된다는 입장입니다.
정리하면 연준은 다른 나라들, 즉, 이머징 국가, 일본, 유럽 등의 환율이 널뛰기를 하는 것을 과거 위기 상황과 달리 중요한 위험 요소로 보지 않습니다. 물가 잡는 것이 먼저니까요.
각 나라의 환율은 스스로 해결하라는 겁니다. 연준을 따라 금리를 올리건, FIMA 같은 장치를 이용하건, 각자도생하라는 겁니다.
“이 XX들 통화스왑 좀 해주지”라고 욕해봐야 소용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