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박광온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0원 넘게 하락하면서 1420원대로 내려섰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35.2원) 보다 10.3원 내린 1424.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5.2원 내린 1430.0원에 출발했다. 장 시작 후 1436.0원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장중 한은의 빅스텝, 영국 파운드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환율은 1거래일 만에 다시 1430원대 아래로 내려갔다.
투자자들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빅스텝’에 주목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5%에서 3.0%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7월 이후 두번째 빅스텝이자, 사상 첫 다섯 차례 연속 인상이다.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선 것은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주상영, 신성환 위원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여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제시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내년 1분기까지는 5~6%대 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가가 5%를 상회하는 수준이면 원인이 수요든, 공급이든, 경기 희생을 하든 관계없이 물가 중심으로 경제 정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최종 기준금리를 3.5% 수준으로 본 시장 기대에 대해 대부분의 금통위원이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다”며 “다만 더 낮게 보는 위원도 있다”고 말했다.
전날 약세 마감했던 파운드화는 장중 강세로 돌아섰다. 장중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오는 14일 종료 예정인 긴급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연장할 수 있다는 긴급 뉴스가 나왔다. 하루 전날만 해도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 영국 연기금 협회가 이달 말까지 금융안정 조치 연장을 요청 했지만 긴급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예정대로 14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영란은행이 입장을 선회하면서 파운드화의 달러 대비 환율은 12일 장중 1.1049 달러까지 오르는 등 1.10달러선을 다시 넘었다.
전날 뉴욕 증시는 혼조 마감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6.31포인트(0.12%) 오른 2만9239.1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3.55포인트(0.65%) 밀린 3588.84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15.91포인트(1.10%) 떨어진 1만426.19에 장을 마쳤다.
같은 날 뉴욕채권시장에서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25% 내린 3.945%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는 전장과 같은 4.314%에 거래됐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환율 급반전 위험에 대해 발언한 부분들이 장중 낙폭을 키운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영국 영란은행이 오는 14일로 종료되는 긴급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연장할 수 있다고 발언한 점이 파운드화 강세로 이어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 총재의 기자 간담회 발언이 비둘기적이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빅스텝에 이어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하겠다고하면서 환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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